[2016.5.6 부산일보 -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86. 프린스

  • 날짜
    2016-05-09 17: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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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506000003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86. 프린스

'위대한 아티스트' 언제나 변함없는 절정의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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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린스의 2014년 앨범 'Art Official Age'. 김정범 제공
 

음악가들의 전성기는 언제일까요? 가장 순위가 높은 히트곡을 만들던 때일까요, 
 
가장 많은 공연 횟수를 기록했던 시기일까요, 아니면 가장 개성 있는 음악을 만들어 냈을 때일까요. 물론 음악가들에게 이 모든 것이 겹치는 시기도 분명 있을 테지만 반대로 반드시 꼭 그런 것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만약 여러분에게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비틀스의 히트곡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누구나 주저할 것 없이 '예스터데이'라고 대답할 것입니다. 그런데 비틀스의 전성기 시절을 가장 대표하는 곡은? 이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과연 여러분은 어떤 노래를 꼽을까요?
 
음악가들의 전성기에 관한 이야기는 비단 대중음악가들에게 국한되는 것은 아닙니다. 바흐 베토벤부터 브람스 등 시대를 살아온 위대한 작곡가와 음악가들의 이야기를 보면 이들의 전성기에 관해 많은 자료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우리가 라벨이나 드뷔시의 음악을 들을 때 이들의 전성기를 기준으로 음악을 구분해 본 경험이 언제였을까요? 

그런데 이상하게 저는 잘 기억이 나지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드뷔시의 음악은 역시 이 전성기 때가 제일이야. 그 이후나 이전의 발표 곡은 그것만 못해'라는 이야기를 접하는 일이 흔한 경우는 아닌 듯합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죠. 


중·고교 학창시절 제가 유독 음악을 좋아했던 터라 주위에 친구들 역시 음악 마니아였습니다. 서로 구하지 못한 음반 정보를 나누고 수입되지 않은 음반들을 구하러 다니며 학창 시절을 보냈지요. 서로 취향은 달랐지만 좋은 음악을 찾으러 다녔고, 그 과정 자체가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은 음악을 만드는 일을 하는 지금의 저에게 가장 큰 자산의 시간이 되었지요. 그때의 중·고등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아직도 그때 서로 나누었던 음악들과 음반들을 이야기합니다. 심지어 저는 그들의 최근 음악을 지금도 듣고 라디오와 지면을 통해 소개하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금 친구들의 생각은 저와는 조금 달라졌나 봅니다. 대부분 우리가 들었던 그 시절 그때의 앨범이 가장 그 해당 음악가의 전성기이자 가장 좋은 곡을 만들었던 때라고 기억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 이후의 앨범들은 점점 실망스러움을 느껴서 이제는 아예 듣지 않게 된다는 얘기도 함께요. 친구들의 음악에 관한 시계는 그때 그 시절에 멈추어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혹시 어쩌면 전성기를 잃어간 것이 그 음악가가 아니라 제 친구들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음악을 가장 열정적으로 찾아 마음으로 느끼던 그 시절에 대한 집착이 전성기 음악가의 음악과 그 추억이라는 대상으로 대체되는 것은 아닐까요?

얼마 전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인 프린스(Prince)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아티스트의 비보에 무척 놀랐지만 언제나 전성기로 충만했던 그의 음악을 더는 들어볼 수 없는 것이 더 안타깝습니다. 시기, 나이와 관계없이 항상 놀라움으로 가득 찬 절정의 음악을 들려주었던 그의 음반 중 2014년작 'Art Official Age'를 이번 주 다시 들어봅니다. 

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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