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20 부산일보 -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88. 메이어 호손

  • 날짜
    2016-05-20 17: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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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520000021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88. 메이어 호손

다양성·화려한 변신, 더욱 단단해진 빈티지한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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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어 호손의 앨범 '하우 두 유 두'. 김정범 제공


카멜레온(Chameleon)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어에서 내려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땅 위의 사자'를 의미한다고도 하는데요. 도마뱀과 유사하게 생긴 이 동물은 무엇보다 빛과 주변의 환경,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따라 색깔을 바꾸는 아주 놀라운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변신의 귀재나 자신의 정체성을 다양하게 바꾸는 사람을 일컬어 카멜레온에 비유하기도 하지요.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새 앨범이나 싱글 등이 발매되고 갖는 가수들의 인터뷰에서 나오는 공통적인 말 중 하나는 '다양한 장르와 음악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입니다. 
 
고정된 특정 문서의 형식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 말은 이제 대중가요가 가져야 할 미덕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사실 종합선물세트 같은 중구난방의 다양성은 분명 지양해야 할 사항입니다. 하나의 정규 앨범보다 싱글 단위의 발매가 더 대중화되고 음악을 소비하는 속도 또한 점차 빨라지다 보니 이러한 이야기에 우리가 너무 당연한 듯이 스쳐 지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곱씹어보면 참 이상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종합선물세트 같은 편집 앨범이 아니라 그 아티스트에 더욱 집중하고 싶은 마음에 아티스트의 신보나 음악을 구매합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앨범은 더 다양하고 분산된 장르 음악을 들려주겠다고 얘기합니다. 아티스트의 팬들은 그렇다면 과연 새 앨범이나 음악에서 도대체 무엇을 듣고 싶은 것일까요? 팬덤이나 팬심 등의 용어로 설명하기에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분명 존재합니다.  

메이어 호손(Mayer Hawthorne)의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이러한 고민에 아주 적절한 대답을 듣고 있는 듯합니다.  

아티스트 특유의 톤과 무드를 앨범에서 유지하되, 다양한 장르를 배치하는 것이 이렇게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해주거든요. 마치 카멜레온처럼 트랙마다, 그리고 앨범마다 변신하는 듯하지만, 카멜레온이라는 동물의 본성이나 외형은 변하지 않듯 아티스트 특유의 개성은 오히려 더 단단해집니다. 그리고 이 변신은 무척이나 화려합니다. 

그의 음악은 네오 소울과 R&B, 그리고 모타운 등 미국 옛 팝들의 전형이 쉴 새 없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마치 그것들은 옛 필름카메라로 찍어 인화한 사진처럼 아주 빈티지하고 예스러운데요. 마치 시내 한가운데 들어선 현대적인 빈티지 가게에 들른 느낌이랄까요? 힙합 디제이로 음악을 시작한 그답게 음악적인 시야가 무척 넓음이 한눈에 느껴지지요. 분명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과 취향이 이토록 분명한데 그 시야가 아주 넓게 느껴지는 이 감성은 참으로 이채롭습니다. 상반될 수밖에 없는 이 두 가지 개념이 상충하지 않고 이렇게 한 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멋들어지게 보여주는 듯해요. 

'이번 새 앨범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메이어 호손 표 음악이지요'라고 어떤 인터뷰에서 얘기하지 않아도 그의 음악 그 자체가 이미 충분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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