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6.16 부산일보 -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92. 김해송

  • 날짜
    2016-06-17 16: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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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617000006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92. 김해송

고정관념을 흔드는, 숨겨진 우리 옛 가요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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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해송의 앨범 '청춘계급'. 김정범 제공



군악대에서 복무했던 저의 소속은 캄보 밴드였습니다. 밴드의 주요 업무는 각종 행사와 연회에서 올드 팝과 영화음악 등을 연주하는 것이었는데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트로트 음악을 암기해서 언제 어디서든 반주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살아 움직이는 노래방쯤 되었다고 할까요? 심지어 노래 부르는 사람에 맞추어 박자 빠르기 전조의 변화가 실시간으로 가능해야 했지요. 지금도 '남행열차'나 '가거라 삼팔선'의 전주 등이 바로 기억날 정도랍니다. 
 
물론 지금은 나름의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그 당시에 트로트를 연주하는 것은 몹시도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취향상 제가 좋아하지 않는 장르의 음악이었고, 더군다나 그 많은 곡을 암기하고 매번 연주해야 한다니 더욱 가까이하기가 싫더군요. 그리고 그것을 전통 가요라고 부르는 것도 참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왜 일본의 엔카 음악을 한국의 전통 가요라고 부르는 걸까요?  

그렇게 그 시절 이후 한국의 옛 가요들은 관심조차 두지 않았고 제 삶에서 더욱 멀어졌습니다. 

그 후로 시간이 꽤 지나서 우연한 기회로 옛 가요의 목록과 음악을 하나씩 정리하고 살펴보아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찾고 조사하다 보니 제가 생각했던 한국의 옛 가요와 상당히 다른 곡들이 꽤 눈에 띄었습니다.  

그 음악들은 군악대 복무 시절 제 머릿속에 박힌 트로트라는 옛 가요의 고정관념을 흔드는 음악이었는데요. 그러다 이 관념을 아예 무너뜨리는 절정의 음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곡이 바로 '청춘계급'이라는 곡이었고 작곡가는 김해송이었습니다.

김해송은 김송규라는 본명을 가진 1910년 충남 공주 출생의 작곡가이자 음악가입니다. 

우리에게 꽤 알려진 '오빠는 풍각쟁이'도 1938년 그의 작품입니다. 그의 음반을 들어보면, 과연 이 시대에 어떻게 이런 음악이 가능했는지 도저히 믿기지 않습니다. 

그의 많은 음악은 그 시대의 엔카나 트로트의 특징과는 분명 다른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들어도 손색이 없는 재즈 오케스트라와 스윙 등 멋진 편곡이 등장하기도 하지요. 

김해송이 작사하고 작곡한 '청춘계급'은 그의 이러한 다양한 아이디어들과 천재적인 감각이 빚어낸 수작으로 제가 개인적으로 꼽는 그의 대표곡입니다.  

중요한 것은 한국 옛 가요들의 찬란한 시대가 분명 있었고, 우리의 정서를 얘기하며 뛰어난 멜로디와 편곡으로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명곡이 분명히 존재했다는 것이지요. 

지금의 기준에도 그때의 기준에서도요. 한국적인 것, 전통적인 것에 대해 우리는 언제나 관심이 뜨겁습니다. 그 한국적이란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단순히 국악기로 연주를 하거나 트로트로 불리는 음악을 전통가요라 칭하면 한국적인 것이 되는 것일까요. 김해송의 음악은 이러한 여러 고민에 해답을 제시해 줍니다. 


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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