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8.11 부산일보 -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00. 휘트니 휴스턴

  • 날짜
    2016-08-19 19: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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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60812000003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00. 휘트니 휴스턴

리듬 앤 블루스가 만들어내는 감동과 드라마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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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휘트니 휴스턴의 데뷔 앨범 발매 25주년 기념으로 2010년 발매한 'Whitney Houston-The Deluxe Anniversary Edition'. 김정범 제공


2012년 가수 휘트니 휴스턴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랜 기간 약물중독과 굴곡진 재기의 삶이 반복되고 있던 것은 익히 알려져 있었는데요. 예전과 같은 노래를 다시 들을 수 없을 듯한 불안감은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사망은 음악 팬들에게는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청소년 시절 각자의 음악 취향은 있었지만, 당시 휘트니 휴스턴은 누구에게나 세계 최고의 여가수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저에게는 그 시절 그저 영원히 세상에 존재할 듯한 거대한 가수처럼 다가왔었지요. 마치 마이클 잭슨이 그랬던 것처럼요. 저에게는 지금도 그녀의 초기 앨범들이 카세트테이프와 LP로 남아 있습니다.
 
그녀의 음반을 가끔 다시 듣기 시작한 것은 몇 년 전부터였습니다. 어느 날 생각해보니 국내 가요들은 심금을 울린다든가, 특히 발라드에서 느끼는 사람들이 공감하는 공통적인 표현을 흔히 쓰는데요. 그에 반해 그즈음 미국의 팝 음악에서는 그런 표현이 어울리는 음악이 의외로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물론 음악의 유행이 변하는 것도 있을 테고, 어쩌면 저의 개인적인 정서가 변한 것일 수도 있고요. 아니면 제가 그런 음악을 모르고 지냈을 수도 있지요. 어쩌면 너무 당연한 말인지도 모르지만, 팝의 정서와 국내 가요의 정서는 분명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즈음 우연히 휘트니 휴스턴의 발라드 음악들을 스쳐 들었습니다. 물론 이 노래들은 예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을 뿐더러 당연히 오랜 시간 우리 곁에 있던 히트곡들이었지요. 그런데 그날 따라 이 노래들이 유독 다르게 들렸어요. 마치 가사만 외국어일 뿐, 발라드 등 국내 가요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서정성이 그대로 담겨 있는 듯했습니다. 저는 이 얘기에 공감하실 분이 꽤 계실 거로 생각해요. 익히 알고 있는 옛 노래였음에도 어느 날 삶에 다시 툭 하고 던져졌을 때 그 감동이 전혀 다르게 들리는 음악들이요. 

그런 음악 중에서도 휘트니 휴스턴의 음악은 단연코 범접할 수 없는 한 영역을 채우고 있습니다. 물론 그 당시 국내 가요를 비롯해 많은 세계 대중음악에 그녀의 음악이 많은 영향을 주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비롯된 일종의 향수였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녀의 초기 음반들은 다시 자세히 들어보면 대중음악에서 가장 완벽한 후크(Hook) 멜로디의 정답을 들려줍니다. 지금의 R&B(리듬 앤 블루스)나 힙합도 들어보며 그 영향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그 시대의 음악들, 저는 그중에서도 휘트니 휴스턴의 초기 음반에 그 목적지가 다다르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그녀의 이 시기 앨범의 편곡이나 전반적인 엔지니어링, 프로덕션이 지금의 관점에서도 훌륭한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멜로디를 만들었던 작곡가들과 이를 뒷받침했던 훌륭한 연주자들, 그리고 그것을 몇 배로 드라마틱하게 만들었던 휘트니 휴스턴의 가창력은 단순히 향수의 자극을 넘어 R&B의 멜로디가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 가장 교과서적인 방법을 제시했음은 분명합니다.  

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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