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2 부산일보 -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22. 복고의 환생 레몬 트위그스

  • 날짜
    2017-02-06 13: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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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70202000293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22. 복고의 환생 레몬 트위그스

비틀스·스모키가 재림한 듯… 예스럽고 고풍스러운 사운드

 

 

20170202000301_0.jpg▲ 레몬 트위그스의 데뷔 앨범 'Do Hollywood'. 김정범 제공

'환생'은 많은 영화와 드라마, 소설 등에서 다루어 온 소재입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 호기심의 대상이기도 하지요. 환생이라면 생전 모습 그대로 새 생명을 다시 얻어 살아나는 것을 생각할 수 있고요. 다시 태어나지만, 옛 형상은 달라진 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부활하는 것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보면, 환생하여 달라진 모습의 등장인물이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여전히 그의 습성이나 능력, 기억들이 전생과 이어지고는 하잖아요. 레몬 트위그스(The Lemon Twigs)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이러한 환생에 관한 여러 생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게 됩니다. 

2016년 데뷔 앨범 'Do Hollywood'를 발매한 이들은 엘튼 존이 공식 석상에서 칭찬할 만큼 많은 화제를 모았습니다. 뉴욕 출신의 이들은 형제인 브라이언(Brian D'Addario)과 마이클(Michael D'Addario)이 주축이 되었는데요. 두 사람이 직접 곡을 쓰고 연주합니다. 데뷔와 함께 공연을 비롯해 미국의 유명 TV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한창 주목받고 있기도 하지요.

이들의 앨범을 틀어 놓으면 '엇, 잠깐, 내가 다른 앨범을 잘못 선택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신인의 음악이라고 상상하기 힘든 예스럽고 고풍스러운 사운드가 진하게 울려 퍼지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처음 이들의 음악을 들었을 때 제목과 앨범 타이틀을 몇 번이나 확인했을 정도입니다. 이들의 음악은 복고풍이 아니라 정말 말 그대로 '복고' 그 자체인데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부모님의 LP를 꺼내 하나씩 들었을 때 그 기억들이 순간 한꺼번에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팝 음악에서 복고는 이제 유행이 아니라 어떤 특정 장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복고적인 음악이 특별히 대중의 이목을 끌 만큼 특별한 것도 더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레몬 트위그스의 음악이 귀를 사로잡고 기억되는 이유는 이들의 음악은 복고적인 요소를 유행에 버무린 것과는 다른, 어떤 이유가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것은 '시대를 거쳐 간 내로라하는 팝 아티스트들이 지금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 하는 이런 호기심을 자극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에 롤링 스톤스가 데뷔한다면, 비틀스가 지금 막 앨범을 내놓는다면, 영국 밴드 스모키가 10대 밴드로 첫 라이브를 선보인다면,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 저도 자주 해 보는 상상인데요. 레몬 트위그스의 음악은 이러한 재미있는 상상을 현실로 직접 실현해주는 듯합니다. 환생한 옛 음악가들의 모습을 지금 다시 한번 경험한다고나 할까요? 환생한 이들의 모습은 2017년에도 너무나 멋집니다. 아름답고 빼어난 멜로디와 연주가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을 다시 이토록 매혹하고 있으니까요. 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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