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19 부산일보 -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36. 밥 말리

  • 날짜
    2017-05-22 09:5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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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광장에서 '차별없는 세상'을 희망하며…
요즘 방송에서 광장(廣場)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는 듯합니다. 고대 그리스에도 '아고라'로 불리는 광장이 있었지요. 이곳을 중심으로 회의와 재판, 종교, 상업, 사교 등 다양한 도시의 삶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습니다. 광장은 예부터 시민사회와 도시의 중요한 장소였고, 그 중심에 자리 잡았습니다. 최근 동네 이름보다 광장이라고 표현하는 문구나 말이 우리 주위에 부쩍 눈에 띄게 늘었는데, 저는 이 말이 참 듣기 좋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도시에 우리가 함께하는 광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정말 멋진 일 아닌가요. 얼마 전 6년이 조금 넘는 해운대 생활을 뒤로하고 서울로 가족과 함께 이사했습니다. 부산은 제 삶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많은 도시이기도 해서 참 많은 생각이 들던데요. 얼마나 서울에 머물지 부산으로 다시 갈지 그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제게는 우리의 삶은 항상 앞으로 향하고 소중한 인연은 언제나 함께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해운대를 뒤로하고 서울로 향하는 차 안에서 들었던 음악이 밥 말리(Bob Marley)의 노래였습니다. 5월 그리고 따스한 봄날의 고속도로에서 유난히도 밥 말리의 음악을 듣고 싶었습니다. 밥 말리는 1981년 생을 마감한 자메이카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1963년 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웨일러스'라는 그룹을 이끌며 본격적인 그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내놓습니다. 그리고 1977년 발표한 앨범 '엑소더스'가 흥행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되지요. 당시 밥 말리의 곡들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매력으로 넘쳐났지요. 무엇보다 밥 말리의 명성을 지금까지도 기억하는 것은 그의 노랫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 사회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자메이카의 삶에 대한 메시지와 철학을 노래가 담고 있지요. 레게 음악가들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빨강 노랑 초록 의상이나 머리 스타일 등은 라스타파리아(rastafaria) 운동으로, 그의 삶과 음악 속에 담고 있는 밥 말리의 행보와 함께 더욱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의 대표적인 히트곡 'No Woman No Cry'는 멜로디와 가사가 지금도 가장 잘 어울리는 노래로 손꼽을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이사를 마치고 가족과 함께 광장으로 산책하러 갔습니다. 몇 달 동안 TV에서 보던 광장과는 다르더군요. 평일 낮의 광장은 뜻밖에 참 여유롭고 나들이를 나온 연인과 가족들이 삼삼오오 넘쳐났습니다. 그날 세 살을 맞은 아들 로와는 신나게 광장을 뛰어다녔어요. 로와가 광장 끝에 다다르고 숨을 고르는데 그 뒤로 세워진 조그만 탑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 밥 말리의 음악이 유난히 더 어울리는 5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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