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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토리움(Pudditorium) - New Sound Set (Live)

아티스트
푸디토리움(Pudditorium)
앨범명
New Sound Set (Live)
발매일
2013-02-19
형태
라이브
현과 전자음의 울림이 만들어낸 파동, 마음을 파장으로 극대화시킨 현대음악으로 재탄생하다. 푸디토리움 라이브 실황 앨범 [New Sound 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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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과 전자음의 울림이 만들어낸 파동, 마음을 파장으로 극대화시킨 현대음악으로 재탄생하다.
푸디토리움 라이브 실황 앨범 [New Sound Set]


클래식 앙상블과 테크놀로지의 결합, 관객과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던 푸디토리움 [New Sound Set] 공연. 2012년 4월, 박스시어터 문래예술공장에서 3일 간의 공연이 있었다. 악기가 무대 가운데에 셋팅이 되어 있고, 그 주위를 빙 둘러 관객 좌석들이 깔려 있는 이색적인 형태의 공연. 푸디토리움의 3부작 공연시리즈 [TRILOGIE]의 두 번째 공연인 [New Sound Set]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New Sound Set' 공연은 클래식 앙상블과 테크놀로지가 결합하여, 외형적으로는 현을 포함한 피아노 앙상블의 형태를 유지하고 내형적으로는 미니멀리즘(반복기법)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음악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존 푸딩과 푸디토리움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깊이 있는 음색의 피아노(김정범), 바이올린(김도윤), 비올라(홍성원), 첼로(최진선) 구성으로 편곡하고 이에 비주얼, 인터렉티브와 사운드를 담당하는 디제이(DJ 수리)와의 콜라보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운드의 향연을 선보였던 공연이었다. 푸디토리움의 음악적 완성을 보여주는 의미로의 3부작 공연시리즈 [TRILOGIE]는 과거와 미래, 현재로의 시간 여행을 하며 하나로 이어짐을 보여주었고, [New Sound Set]은 그 중에서도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푸딩에서 푸디토리움으로, [New Sound Set]이 나오기까지 10년 동안의 여정. [New Sound Set]이 나오기까지, 김정범의 음악을 언급함에 있어서 푸딩과 푸디토리움의 여정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푸딩을 처음 시작할 당시, 국내 대중음악 시장은 미국과 영국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그 외 나라의 음악들은 '제3세계 음악'으로 분리되었다. 그러한 풍조(=팝 중심)에서 벗어난 밴드를 만들겠다는 고민 하에 푸딩이 탄생하게 되었고, 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재즈 음악을 담는 팀이 되었다. 거기에 비해 푸디토리움은 좀 더 글로벌했다. 어느 한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나라의 전 지역을 포함하는 앨범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던 그는 뉴욕, 파리, 상파울루, 비엔나 등 지구상의 모든 도시를 중심으로 장르에 제한을 두지 않고 R&B, 소울, 팝, 록 등 다양한 요소들을 가미하여 푸딩 때보다 더 확장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시간의 흐름을 보는 '현대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되다. 이러한 선상에서 [New Sound Set]은 푸딩과 푸디토리움이 보여주었던 기존의 기억이나 장르가 아닌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베토벤 같은 고전 클래식부터 흘러가 20세기 현대음악으로 발달하기까지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음악을 바라보았고, 그렇기 때문에 2003년 첫 발매한 푸딩 1집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음악들을 놓고 지역이나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모든 요소들을 엮어서 재해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또한 미니멀리즘 양식을 표현함에 있어서 그는 현대음악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미국 출신의 작곡가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철학 속에 [New Sound Set]은 인터렉티브한 미니멀리즘이라는 언어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고전적인 형식에 현대적인 시스템을 결합, 라이브 실황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사운드. 주목할 점은 녹음이란 개념이 없이 ‘라이브’로만 음악을 전했던 고전 클래식의 방식에 따라 스튜디오 녹음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3일 간의 공연을 빠짐 없이 파트별로 모두 녹음하였고, 믹스와 마스터링 과정에서 공연의 현장감을 유지하면서도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군더더기 없는 완벽한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공연 현장에서 DJ 수리의 콜라보를 통해 보여준 일렉트로닉 요소가 현대적인 모습으로 겉면을 포장했다면, 라이브 녹음이라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고전적인 내면을 다진 앨범이라고 할 수 있다.

공연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마지막 곡을 첫 트랙에 배치, 극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으로 가득 찬 한 시간의 러닝타임. 푸딩과 푸디토리움 앨범에서 특히나 사랑을 받고 애착을 가진 곡들로 구성된 [New Sound Set] 앨범의 수록곡들은 귀로 들으면서 공연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공연 순서 그대로 트랙을 배치되었다. 단, 본 공연 때 마지막에 연주되었던 푸디토리움 1집의 수록곡 "재회"가 첫 트랙에 실리면서 공연의 여운을 느끼면서 떠오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였다. "Improvisation"의 경우 제목이 주는 의미 그대로 공연에서 즉흥연주로 진행되었던 곡이고, [New Sound Set]과 가장 잘 어울리는 버전으로 채택하여 수록이 되었다. 이 곡은 [New Sound Set]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진 곡으로 일렉트로닉에 기반한 글리치 리듬을 주된 리듬으로 활용하였고, DJ 수리와 김정범의 피아노가 만들어낸 즉흥연주를 중심으로 현악 앙상블이 참여하는 방식의 곡이다.

앨범의 5번 트랙인 "Death and the Compass"는 푸딩 2집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보르헤스의 소설 '허구들 Ficciones' 중에 단편 ‘죽음과 나침반’의 내레이션을 읽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었다. [New Sound Set] 버전에서는 영화감독 게르만 크랄이 보르헤스에 대해 말한 다큐멘터리 영상 중 보르헤스의 실제 육성이 담긴 부분을 샘플링 해 넣은 점이 인상적이다. 푸딩 1집에 수록된 푸딩 버전의 "Ave Maria"(원곡: 카치니) 또한 DJ 수리의 글리치 팝과 반복적인 양식의 미니멀리즘 현악 연주를 통해 더욱 극적이고 현대적인 느낌을 표현해냈다. 해체가 컨셉인 "Nowhere"는 푸딩 1집의 수록곡으로 공연 때마다 파격적인 편곡을 통해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던 곡이다. 이번 버전에서는 원곡의 형식을 완전히 잘라 해체하고 재결합하면서 파트별로 특징을 최대한 끌어올려 연주로 표현되게 만든 곡이다. 마지막 트랙 "If I could meet again"은 지금까지의 공연들에서 형식을 확장해 발달시켰다가 [New Sound Set]에서 완성 버전을 구축시켰다. 앨범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이 곡은 김정범이 연주한 피아노 소리를 DJ 수리가 받아 노이즈 이펙트를 주면서 본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곡이다.

최근 영화 '577 프로젝트' 음악감독, 장윤주 2집 프로듀서, 일간지의 음악 칼럼 코너에 필진으로 참여하는 등 본인의 음악세계를 구축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푸디토리움 김정범. [New sound Set]이란 이름은 그가 푸디토리움 활동을 통해 추구하고자 있는 창조성(Creativity)과 협업(Collaboration)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향점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바람처럼 [New Sound Set]은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 주목하게 만드는 앨범임이 틀림없다. 2003년에 발매되었던 푸딩 1집이 지금까지도 연주음악 스테디셀러에 자리잡고 있는 것처럼, 이 앨범 또한 푸디토리움 앨범 역사에 한 획을 그을만한 대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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