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04 부산일보]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업' OST

  • 날짜
    2014-12-04 12: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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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1204000002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17. '업' OST _ 전형적 관습에 불어넣어진 새로운 힘
▲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느껴지는 '업'OST 음반 표지. 김정범 제공
어린 시절에 만화영화는 TV를 시청하는 가장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일요일 아침 가장 인기 있던 만화 프로그램이 방송국마다 편성이 되었는데요, 그래서 휴일임에도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TV 앞에서 마냥 기다리던 저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가끔 하네요.
애니메이션은 더는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닌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분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애니메이션의 매력에 빠진 분들도 많지요. 저 역시도 수많은 만화영화와 같이하며 자라왔습니다, 그러나 솔직하게 말하자면 성인이 되어서는 예전만큼 관심을 가지거나 큰 감동을 받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어요. 심지어 꽤 오랜 기간 동안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에 아예 관심이 가지 않던 시기까지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음악의 재탄생 현대적 해석 참신함 돋보여
그런 제가 다시 애니메이션에 흥미를 느끼게 된 것은 픽사(Pixar Animation Studio)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서입니다. 픽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이자 컴퓨터 그래픽 회사입니다. 이곳을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투자하며 픽사의 본격적인 작품과 역사가 시작되지요. '토이 스토리' '벅스 라이프' '몬스터 주식회사' '월-E' '인크레더블' '니모를 찾아서' 등 이제는 꽤 많은 필모그래피를 갖고 있는데요. 진부해진 디즈니의 만화들과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유행에 지친 사람들에게 픽사의 작품들은 정말 신선했습니다.
캐릭터와 이야기, 음악과 그래픽의 참신함과 돋보이는 완성도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사로 잡는데 충분했지요. 지금은 디즈니와 합병이 되어 여전히 활발히 에니메이션 작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 작 '업(Up)'은 제가 세월이 흘러도 몇 번을 다시 보게 되는 픽사의 작품입니다. 아름답고 낭만적인 이야기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특히 인물과 캐릭터를 풀어나가는 오리지널 스코어의 테크닉은 볼 때마다 놀랍고 심지어 부럽기까지 합니다.
음악을 담당한 마이클 지아치노(Michael Giacchino)는 1967년 태생의 미국의 작곡가입니다. 오랫동안 많은 영상분야의 음악을 만들어 왔고 지금은 할리우드 필름과 드라마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 중 한 사람이에요.
그의 음악이 사람들의 귀를 본격적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은 '로스트(Lost)'와 '앨리어스', '프린지' 등 티브이 드라마를 통해서가 아닌가 싶은데요. 저 역시 유학시절 드라마 '로스트'에 빠져 매주 빼놓지 않고 시청을 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보며 '기존의 미국 드라마 음악이 이제 본격적으로 또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리고 크레딧에 바로 마이클 지아치노의 이름이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의 '업'의 음악은 그의 이런 스타일과 궤를 같이 합니다. 기존의 미국식 애니메이션의 관습을 답습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현대적인 모습을 갖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재즈의 낭만과 향수조차 오케스트라의 음악 속에 진부하지 않게 그러나 그 옛 전형을 그대로 갖추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래된 음악과 장르의 컨벤션을 유지하면서, 그 속에 새 힘을 불어넣는 사운드트랙의 힘은 지금도 저에게 애니메이션 '업'을 관람하는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www.pudditorium.com
20140813000202_0 뮤지션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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