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30 국민일보] [인터뷰]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 주역 열연 테너 김재형 “즐기는 관객이 세계적 공연장 만든다”

  • 날짜
    2015-01-30 09: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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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940705&code=13110000&cp=nv
[인터뷰]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 주역 열연 테너 김재형 “즐기는 관객이 세계적 공연장 만든다” “돈보다 박수 좋아… 관객만 있으면 행복 나만의 색깔 갖고 공연하는 게 목표”
지난 25일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에서 공연된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의 테너 김재형. 그는 가브리엘레 아도르노 역을 맡아 관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빈 슈타츠오퍼 제공

영국 런던의 로열오페라하우스. 신사의 나라답게 관객들은 성악가들이 스타건 조연이건 똑같이 대한다. 잘 해도 못 해도 표현하지 않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리세우극장. 열정적인 스페인 기질 그대로 관객들 호불호가 명확하다. 잘 하면 떠나갈 듯 열광하고 못 하면 야유를 보낸다.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 음악의 고장 빈이라는 자부심 때문인지 냉철하게 무대를 본다. 반응도 확실하지 않다.

로열오페라하우스, 리세우극장, 빈 슈타츠오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오페라극장이지만 관객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세 극장의 무대에 모두 섰던 테너 김재형(42)이 들려준 얘기다. 그는 “관객 반응은 다 달랐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오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었다”며 “그것이 세계적인 오페라극장으로 만든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3월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로열오페라하우스와 리세우극장 주역으로 발탁돼 무대에 올랐다. 지난 21, 25일엔 빈 슈타츠오퍼 무대에 섰다. 공연을 끝내고 사흘간의 짧은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그를 28일 서울 명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재형은 빈 슈타츠오퍼에서 다음달 1일까지 공연하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에서 가브리엘레 아도르노 역을 맡아 총 4회 중 전반 2회를 책임졌다.

“성악가에게 빈은 꿈의 무대죠. 주역 제안을 받았을 때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어요. 놀자는 마음으로 공연 자체를 즐겼어요.”

베르디 작품인 ‘시몬 보카네그라’는 평민 출신으로 총독 자리까지 오른 뒤 계층간 갈등을 완화하려고 힘쓴 이탈리아의 실존인물 시몬 보카네그라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김재형이 맡은 가브리엘레 역은 보카네그라의 딸인 아멜리아를 사랑하는 갈등의 핵심 인물이다. 원래 이 역할은 멕시코 출신의 세계적 테너 라몬 바르가스가 맡기로 했지만 고음과 성량 문제로 무대를 포기했다. 냉정함으로 무장했다는 빈 관객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라몬 바르가스는 이미 높은 경지에 오른 사람이잖아요? 그 대신 제가 무대에 올랐는데 관객 반응은 무덤덤해 보였어요.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관계자들이 저한테 와서 축하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관객의 호응이 열광적이었다는 겁니다.”

그는 한국에서도 성악과 오페라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성악과 오페라를 즐기는 분들이 공연장을 찾으면 빈 슈타츠오퍼 같은 세계적 공연장이 될 수 있거든요. 사람들이 쉽게 성악과 오페라를 들을 수 있도록 저만의 색깔을 가지고 공연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이미 지난해 4월 내놓은 앨범 ‘모르겐(morgen)’에서 김재형은 반주 악기로 피아노 대신 어쿠스틱 기타를 쓰고 탱고 음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도네온을 포함시키는 등 여러 시도를 선보였다.

“예술가들은 돈 보다 박수 받는 것을 더 좋아해요.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는 관객만 있다면 행복합니다. 우리나라도 그런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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