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3 중앙일보] 슬프면서도 강렬한 무엇 … 남미에 빠진 클래식 연주자들, 첼리스트 송영훈

  • 날짜
    2015-02-03 20: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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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joongang.joins.com/article/aid/2015/02/03/16645642.html?cloc=olink|article|default

슬프면서도 강렬한 무엇 … 남미에 빠진 클래식 연주자들 송영훈·신지아 공연 잇따라 “유럽 음악과는 달리 한 담겨”

송영훈(左), 신지아(右)

첼리스트 송영훈(41)은 20년 전 영국 라디오에서 한 음악을 들었다. “음악 공부의 고비를 만나 힘들던 중이었는데 라디오의 음악 하나를 듣고 울었다”고 했다. 그는 즉시 BBC에 전화를 걸어 곡명을 물었다. 아르헨티나 작곡가 피아졸라의 ‘안녕 노니노’였다. “남미 음악과 인연이 이렇게 시작됐다”고 한다.

 송영훈은 2008년 ‘송 오브 브라질(Song of Brazil)’이란 앨범을 냈다. 미국의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와 함께 브라질 음악 15곡을 골라 녹음했다. 그리고 7년 만에 브라질 음악으로 다시 공연장에 선다. 다음달 29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이다.

 남미 음악에 빠진 클래식 연주자는 또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28)다. 퀸엘리자베스 콩쿠르를 비롯해 유럽 중심부의 명문 국제 대회에 입상했던 연주자다. 신지아는 브라질·멕시코·아르헨티나 등의 오래된 민요를 모아 연주했다. 기타리스트 이성우, 올리버 파르티시-나이니와 함께 녹음한 음반 ‘칸토 안티고(Canto Antigo)’를 최근 냈다. 이달 14일에 연주회를 연다.

 클래식 연주자들의 남미 외출이 잦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 연주자들도 남미 음악에 빠졌다. 첼리스트 요요마,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 등이 몇 해 전부터 남미 앨범을 냈다. 아르헨티나 작곡가 피아졸라, 브라질의 빌라 로보스 등은 물론이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까지 발굴해 소개했다.

 남미 음악은 무엇으로 클래식 연주자들을 끌어당길까. 송영훈은 “음악에 스민 어두움과 슬픔이다. 남미 음악에는 강렬한 리듬, 에너지도 있지만 어둡고 무거운 면이야말로 진수다”라고 말했다. “이 지역 작곡가들은 복잡하고 어려운 역사 속에서 음악을 일궈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슬픔이 핏속에 담겨있는 것 같다”는 설명이다. 신지아는 “남미 음악을 연주하면서 한(恨)이라는 정서를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돼 신기했다. 유럽 음악의 슬픔과는 또 다른 감정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구 반대편의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 신지아는 “클래식 음악에 비해 테크닉적으로 쉬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감정 처리가 까다로웠다”고 했다. “단순한 멜로디인데도 힘을 얼마나 넣어서 연주할 것인지, 색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따라 음악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영훈 역시 “3시간 동안 2분짜리 음악 하나만 가지고 계속 다시 녹음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연주자의 결론은 “남미 음악의 묘한 매력은 이런 노력을 할만한 가치가 있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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