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12 부산일보]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26. 57회 그래미가 내놓은 또 하나의 수작 빌리 차일즈

  • 날짜
    2015-02-13 00: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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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212000008#none.kr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26. 57회 그래미가 내놓은 또 하나의 수작 빌리 차일즈 용광로 같은 에너지로 녹여낸 편곡의 걸작
▲ 올해 그래미상을 수상한 빌리 차일즈의 음반 표지. 김정범 제공
이번 주에는 제57회 그래미상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해외 음악들이 가요만큼 인기 있는 시대는 더이상 아닌지라 예전처럼 국내에서 관심도가 높지는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그래미는 여전히 음악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가장 큰 시상식임은 분명한 듯합니다. 워낙 유명한 대중적 아티스트들의 수상결과에 무심코 스쳐지나가 버리게 되는 것도 사실이지요. 그런데 하나씩 세어보면요, 그래미의 모든 수상 부문은 자그마치 총 83개나 됩니다. 얼핏 보면 여러 장르의 다양한 음악들이 숫자만큼 세분화되어 있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부문씩 잘 살펴보면 이 숫자가 장르의 다양함보다는 음악을 바라보는 83개의 시선이라는 의미에 더 가깝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래미상 시상식은 잠깐이라도 모든 부문의 수상작들을 살펴보는 것이 더 큰 재미를 줍니다. 팝 스타들보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생소한 해외 유명 클래식이나 재즈 음악들 또는 놀라운 편곡이나 작곡 그리고 레코딩을 보여주는 완성도 높은 음반 등 음악이 만들어지기까지 다양한 층위를 꽤나 거대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모든 주요 부문들을 다 살피다보면 마치 83개의 퍼즐의 조각을 하나씩 맞추어가는 듯한 재미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퍼즐들이 완성된 후에는 더 큰 음악의 지도가 보입니다. 물론 그래미 역시 정치적이고 상업적인 비판들에 대해 결코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분명 많은 비판의 대상인 것 또한 사실이고요. 하지만 이러한 논의와 담론들 이전에 이 시상식의 가장 기본적인 본연의 사실을 바라보는 것은 참 중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바로 이것이 그래미를 즐길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팁이기도 하니까요.
올해의 모든 부분의 수상작들이 다 멋지지만, 저에게 이 중 한 부문의 수상작을 꼽으라면 'Best Arrangement, Instrument and Vocals' 부문을 꼽고 싶습니다. 우리말로 쉽게 하자면 '편곡상'에 해당하는 부문입니다. 올해의 수상은 빌리 차일즈(Billy Childs)의 '뉴욕 텐다베리(New York Tendaberry)'라는 곡이 차지했습니다.
재즈 피아니스트인 빌리 차일즈는 연주도 너무 뛰어나지만, 그의 작곡과 편곡은 더욱 놀랍습니다. 마치 거대한 용광로에 모든 장르를 녹여내는 듯 한데요. 이 용광로 속에서 나오는 에너지 가득한 새로운 그의 음악들은 가히 놀라울 만큼의 편곡 테크닉으로 듣는이를 압도합니다.
특히 이 곡이 수록된 2014년 그의 앨범 '맵 투더 트레져져: 리이메지닝 로라 니로(Map to the Treasure:Reimagining Laura Nyro)'는 뛰어난 싱어송라이터로 세상을 떠난 로라의 니로의 곡들에 마치 거대한 날개를 달아 준 듯 한데요. 첼리스트 요요마,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알엔비 보컬리스트 레디시, 재즈 보컬리스트이자 베이스 연주자인 에스페란자 스펠딩 등 클래식과 팝 그리고 재즈를 넘나드는 기라성같은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며 더욱 이 음반을 빛내주고 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편곡은 가히 일품인데요. 감성이 가장 훌륭한 테크닉을 만났을 때 만들어질 수 있는 이상적 결과물이란 바로 이런 음악이 아닐까 싶습니다. www.pudditorium.com
뮤지션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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