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2.25 부산일보]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27. 가장 멋진 봄 드라이브 음악, 브람스

  • 날짜
    2015-02-26 10: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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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226000030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27. 가장 멋진 봄 드라이브 음악, 브람스 애틋함과 낭만·슬픔·격정이 교차하는 서정적 피아노곡

▲ 드라이브용 음악으로 멋진 브람스 앨범. 김정범 제공

살면서 우리에게는 누구나 사람들보다 자신이 더 부족하다고 느끼는 면들이 있을 거에요. 저에게도 남들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고 어려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운전입니다. 그러한 탓인지 심지어 면허를 대학 시절 만들어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차에 대한 필요성마저 느끼지 못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에 생애 처음으로 자동차라는 것을 구매했습니다. 워낙 차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터라 각 브랜드 이름을 전혀 몰랐던 것은 당연했고 지나가던 모든 승용차 모습이 똑같아 보이기까지 하던데요. 그래서 일반적인 우리 주위의 승용차를 어느 정도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마치 어릴 때 골목을 걸으면서 가게의 간판들 이름을 물어보며 한글을 조금씩 깨우치던 때가 연상되었습니다. 지나가던 자동차 이름들을 항상 아내에게 물어보며 차들을 하나씩 구분을 해나가기 시작했고요. 아내는 반대로 주차된 차들을 보며 이차는 무엇인지 저차는 무엇인지 저에게 일종의 시험 문제를 내고는 했지요. 제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왜 차가 필요한지 어떤 기준으로 차를 선택하는지를 시시콜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요. 참 이런 질문들에 신기하게도 가장 많이 나왔던 의외의 대답이 차에서 운전하며 음악을 듣는 즐거움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음악을 즐겨 듣지 않는 분들도 차를 운전하면서 꽤 자주 음악을 듣습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 일 때도 있지만, 출퇴근 시간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라 더욱 집중해서 음악이 귀에 들리게 되지요.

출퇴근 시간에 막히는 도로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또 가끔 드라이브를 위해 즐겨듣는 음악이 우리 각자에게 한 두가지 쯤은 있지 않을까요. 저는 독일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브람스(Johannes Brahms 1833-1897)의 음악을 가장 멋진 드라이브 음악으로 꼽습니다.

자동차 구입이 저에게 브람스의 음악이 다르게 들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할 정도지요. 그의 'Six Pieces for Piano, Op118'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브람스의 대표 작품으로 6개의 피아노 소품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893년에 완성된 이 곡들은 그가 평생 사랑했던 클라라 슈만(Clara Schumann)에게 역시 헌정했던 음악으로 알려져있지요.

브람스를 어린 시절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클래식 작곡가로만 기억하는 분들에게도 클라라 슈만과 브람스의 사랑 이야기는 한번쯤 들어보셨을 법한 유명한 이야기인데요. 그래서인지 이 작품들은 차분하지만 애틋함과 낭만 그리고 슬픔과 격정 등 언어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수 많은 감정들의 에너지로 가득합니다.

특히 이 중 제2번 'Intermezzo in A Major: Andante Teneramente'는 최고의 드라이브용 음악입니다. 선율이 시작하자마자 '안단테 테네라멘테라'는 음악용어 제목 그대로 느린 온화함이 마음 속 깊이 다가와요. 이런 의미와는 다르게 오히려 밤의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이 곡은 더욱 멋지기도 한데요. 마치 영화 '그래비티'에서 주인공 역의 산드라 블럭이 우주선에서 유영하는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답니다. 이 브람스의 소품을 이번 주에는 뉴욕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머레이 페라히아(Murray Perahia)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연주로 추천해 봅니다.

www.pudditorium.com

뮤지션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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