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5 부산일보]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화려하고 실험적인 재즈

  • 날짜
    2015-03-05 09: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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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305000034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일곱 빛깔 무지개처럼 화려하고 실험적인 재즈 128. 전방위적 미래로 향하는 밴드의 음악, 앤디 밀네와 댑 시어리
▲ 미래 지향적인 느낌의 밴드 '댑 시어리' 앨범 표지. 김정범 제공
이번 주에는 편지함의 메일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확인하지 못한 메일이 있거나 답장을 잊어버린 내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데요. 그러고 보니 앤디 밀네(Andy Milne)에게 온 메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의 새 앨범에 관한 이야기와 작년 여름 만나서 반가웠다는 얘기들이었는데요. 앤디 밀네는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캐나다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입니다. 2004년 다운비트지에서는 그를 가장 떠오르는 신예 키보디스트로 선정하기도 했지요. 솔로 피아노 앨범들과 함께 그는 밴드 '댑 시어리(Dapp Theory)'를 결성해 1999년부터 밴드 앨범과 공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솔로 피아노 앨범들과는 아주 상반되는 격렬하고 실험적인 '댑 시어리'의 앨범들은 북미와 유럽등지를 투어하며 많은 팬들의 극찬을 받기도 했는데요. 재즈를 바탕으로 변박을 이용한 화려한 테크닉, 남미 음악과 록의 격렬함, 그리고 이 음악들을 힙합과 알앤비와 함께 버무려내는 댑 시어리의 음악은 정말이지 무척이나 화려합니다. 마치 입안에서 무지개 빛깔의 다양한 사탕들이 쉴새없이 계속 터지는 느낌이랄까요? 지난해에 발매된 '댑 시어리'의 새 앨범 'Forward In All Directions'은 '전방위적으로 미래로, 그리고 앞으로 향하다'라는 타이틀처럼 그의 음악적 지향점이 더욱 멋드러지게 드러난 앨범입니다.
사실 앤디는 뉴욕대 재학시절 저의 피아노 레슨 교수들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에 푸디토리움 첫 번째 앨범을 녹음하던 저는 앤디에게 수업시간에 레슨과 함께 녹음이 진행되던 곡들을 들려주었는데요. 앤디는 솔직한 자신의 감상이나 의견과 더불어 '음악들이 너무 상업적이다. 너의 음악적 비전은 도대체 무엇이냐' 등 상당히 다른 시선의 얘기도 저에게 서슴없이 했습니다. 과제곡을 연주하던 저에게 '연주는 틀리지 않았지만 너는 이 곡을 전혀 이해하고 있지 않다'며 질책을 하기도 했는데요. '곡을 이해한다는 것은 이 곡에 대한 생각을 하다 지하철을 놓치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데이트 중에도 아이디어가 떠올라 데이트를 망치기도 하는 것'이라며 집중력과 열정에 관해 항상 강조하기도 했었지요. 저 역시 계속 이에 반문을 거듭했고요. 서로 열변을 토하며 아웅다웅하는 모습에 아마 학생과 선생님의 수업 광경이라고 보이지 않았을 법도 합니다.
그런 그를 수 년 만에 지난해 뉴욕에서 다시 만났을 때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한 손에 사과들 들고 자전거 복장을 한 채 자신의 새로 산 자전거와 새 앨범에 대한 수다를 한참 늘어놓던 그의 모습은 여전했네요. 당시 그런 솔직한 얘기들을 제가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사실 그 누구보다 앤디가 저의 음악을 항상 진심을 다해 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학생에게 해주는 의례적인 격려와 모니터링이 아닌 마치 같이 음악을 하는 동료처럼 너무나 상세하고 정성 들여 곡을 듣고 의견을 내었던 것이지요.
그런 얘기들은 겉으로는 거칠었지만, 속으로는 저에게 무척 자극을 주었고 그래서 항상 고마운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성신여대의 새 학기가 시작하는 첫 주 학교 연구실에서 저는 이 칼럼을 쓰고 있는데요. 앤디의 음악과 함께 이번 학기의 수업들에 대해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갑니다.
www.pudditorium.com 20140813000202_0 뮤지션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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