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4.2 부산일보]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32. 운동과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 일렉트로닉 구이 보라토

  • 날짜
    2015-04-02 09:5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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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402000028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32. 운동과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 일렉트로닉 구이 보라토 새벽을 여는 감성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멜로디

▲ 구이 보라토의 앨범 '아바포루' 음반 표지. 김정범 제공

저는 요즘에 정기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워낙 평소에 운동과는 거리가 먼지라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는데요. 며칠 전에는 심지어 새벽 일찍 러닝머신을 하러 헬스장을 찾았어요. 그리고 아이폰을 꺼내어 러닝머신 위에서 걸으며 헤드폰을 낀 채 음악을 들었지요.

조용한 아침에 오랜만에 큰 볼륨으로 음악을 들으니 예상 외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오밀조밀한 소리까지 들으며 음악 듣기의 즐거움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더라고요. 운동의 재미마저 느껴지던 걸요? 그런데 아침 시간이 다가와 헬스장에 사람들이 꽤 들어서니 실내에 더 큰 소리의 음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생각이 났어요. "맞다, 헬스장에서는 항상 음악이 나왔었지? 너무 오래만이라 잠시 잊고 있었네." 워낙 큰 소리의 음악 때문에 오랜만에 저만의 음악 듣는 즐거움이 끝났고 헤드폰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요. 헬스장에서 모든 사람이 크게 들을 수 있도록 음악이 울려 퍼지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이상한 일입니다. 사실 헬스장뿐 아니라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많은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지도 모릅니다. 각자의 욕망과 욕구에 맞추어 쇼핑하고 밥을 먹고 심지어는 미술 전시회에서 각자의 감성의 맞게 작품을 감상할 때에도 음악이 흐를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파티나 클럽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모여 같이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즐기는 공간에서 음악이 흐르는 것과 이것은 전혀 다른 일입니다. 왜냐하면, 각자의 다른 욕구들이 모인 장소에서 어떤 사람은 다른 음악을 듣고 싶을 수도 있고 심지어 자신의 행위에 집중하기 위해 음악을 듣고 싶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거대한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서, 개개인의 가치 존중과 존엄에 대해 많은 관심과 변화가 있어 왔지만, 더 삶에 밀접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그 관심이 부족한지도 모릅니다. 큰 삶의 변화는 작은 삶의 변화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이 당연한 명제는 요즘 다시 한번 더욱 와 닿기도 하네요.

아 참, 그런데 그때 들었던 음악은 어떤 음악이었냐고요? 상파울루 출신의 일렉트로닉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인 '구이 보라토(Gui Borrato)'의 음악이었습니다. 특히 그 날 그의 음악은 어찌나 러닝머신의 소리와 어울리던지요. 구이 보라토의 음악을 제가 워낙 좋아하던 탓도 있겠지만, 일렉트로닉 뮤지션 중 제가 가장 손꼽는 예쁜 멜로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의 음악은 한밤중보다 새벽을 여는 감성에 더욱 잘 맞는 듯 한데요. 너무 다그치지도 그렇다고 너무 느긋하게도 만들지 않는 여유있는 긴장과 흥분을 가진 템포는 특히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운동을 할 때 듣는 그의 2014년 앨범 '아바포루(Abaporu)' 음악들은 정말 단연코 최고인 듯 합니다. 요즘 길을 걸으면 만개한 꽃들에 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가장 좋은 시기인데요. 꼭 운동이 아니더라도 봄날의 꽃길을 걸으며 즐기기에 구이 보라토의 음악은 참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www.pudditorium.com

푸디토리움_프로필사진 뮤지션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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