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3.14 쿠키뉴스] 대구시향, “봄의 길목에서 거장의 숨결을 느껴보세요”

  • 날짜
    2021-03-22 18: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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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쿠키뉴스] 최태욱 기자 =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은 오는 26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제474회 정기연주회를 연다.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봉을 잡고, ‘지나 바카우어 국제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쥔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대구의 관객들과 만난다.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으로 공연의 시작을 알린다. 


묵직한 피아노 독주로 시작되는 제1악장의 도입부는 ‘크렘린궁의 종소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다. 


정열과 감미로움 속에 러시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이어 제2악장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성이 돋보인다. 꿈을 꾸듯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 분위기 속에 라흐마니노프는 다성 음악의 효과와 뛰어난 관현악법을 발휘하고 있다. 


제3악장에 이르면 경쾌함과 생동감이 넘치고, 현란한 피아노 기교 속에 장쾌하게 전곡을 마친다. 


피아니스트 신창용은 2018년 지나 바카우어 국제 아티스트 콩쿠르 우승 외에도 서울 국제 음악 콩쿠르 1위, 힐튼 헤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등을 차지하며 클래식계의 ‘젊은 거장’으로 불린다. 


한국에서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을 다녔고 미국 커티스음악원 학사, 줄리아드 음대 석사과정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다.


뉴욕 카네기 웨일 리사이틀 홀, 뉴포트 뮤직 페스티벌, 미국 최대 클래식 라디오 채널 WQXR, 뉴욕 스타인웨이 홀 아티스트 시리즈, 독일 루르 피아노 페스티벌, 스타인웨이 소사이어티 시리즈 등에 초청돼 독주회를 가졌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등에서 실내악 연주를 하며 챔버 뮤직 아티스트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부에는 말러의 교향곡 제1번을 만난다. 이 작품은 말러의 첫 교향곡이면서도 그의 음악을 구성하는 거의 모든 요소를 골고루 담고 있다. 연주 시간도 약 50분 남짓이다. 말러의 다른 작품들에 비하면 비교적 짧은 축에 속해 그의 교향곡 중 입문용 작품으로 꼽힌다.


1883년 3월 완성된 말러의 교향곡 제1번은 2부로 구성된 5악장의 교향시 형태로 지금의 곡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초연 때만 하더라도 지금의 3악장이자, 당시의 4악장에 제시된 ‘장송행진곡풍으로’라는 지시 외에 별다른 표제가 없었다. 


그러나 1893년 독일 함부르크 연주 때는 악장마다 표제를 붙였다. 하지만 청중들이 이 표제에 사로잡혀 음악을 잘못 이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로 1896년 베를린 연주 때부터는 악장의 표제를 지워버렸다. 


또 기존의 5악장에서 제2악장은 빼고, 총 4악장 구성의 ‘교향곡 D장조’로 다시 발표했다. 





교향곡 제1번에는 ‘거인(Titan)’이라는 표제가 있다. 이 제목은 독일의 소설가 장 폴 프리드리히 리히터가 썼던 동명의 소설 제목을 인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말러는 이 곡에서 거인의 초인적인 모습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청춘의 기쁨, 고뇌, 낭만을 비롯해 삶의 허무 등을 표현함으로써 20대 청년, 다시 말해 말러 자신의 초상을 그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말러의 제자 브루노 발터는 이 작품을 일컬어 ‘말러의 베르테르’라고도 했다. 


또 교향곡 제1번은 말러 특유의 작곡기법이라 할 수 있는 ‘자가 복제’와 ‘인용’이 효과적으로 사용됐으며, 대규모 악기편성과 특색 있는 악기 운용이 돋보인다. 


느리게 시작된 제1악장에선 말러의 초기 연가곡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중 두 번째 곡의 선율에 기초한 주제가 흘러나오고 뻐꾸기 울음소리(목관악기)는 청춘의 봄을 상징한다. 제2악장은 말러가 애용했던 랜틀러 춤곡풍의 선율이 펼쳐지다 왈츠풍으로 넘어간다. 


제3악장에 들어서면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장송행진곡 같은 선율이 음울하게 연주되면서 청춘의 우울을 노래하고, 이를 희화화하는 밴드 음악 소리가 들려온다. 


이어 ‘방황하는 젊은이의 노래’ 중 네 번째 곡에서 인용한 아름다운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울려 퍼지며 쉬지 않고 4악장으로 들어간다. 


제4악장의 도입부는 오케스트라의 총주로 시작되는데 깜짝 놀랄 만큼 강렬하다. 말러는 청춘의 시련을 극복하려는 강한 의지를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음향과 에너지로 표출했다. 


줄리안 코바체프 지휘자는 “코로나19로 그동안 만나기 어려웠던 대편성의 화려한 작품들로 선곡했다”며 “100인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깊은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구시향 제474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 원, S석 1만 6000원, H석 1만 원으로, 객석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제한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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