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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16. 재즈의 탄생 - 장고 라인하르트
▲ 집시 재즈의 거장, 장고 라인하르트 앨범 표지. 김정범 제공
재즈(Jazz)하면 떠오르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요즘의 재즈는 록이나 민속 음악 그리고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와 녹아들어 과연 재즈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답하기 힘들 정도로 그 범위가 넓고 다양해졌습니다. 음반가게를 통해서도 다양한 모습을 가진 재즈를 꽤 많이 소개해 드렸습니다. 그래도 가장 고전적인 의미에서 재즈를 얘기할 때 스윙(swing)을 우선 빼놓을 수 없이 떠올리게 됩니다.
스윙의 어원은 클래식과 달리 오프 비트(off beat)를 강조하는 스윙 필(swing feel)에서 유래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스윙 재즈에 맞추어 춤을 추는 사람들의 모습은 고전 할리우드 영화를 연상하면 자주 떠오르는 이미지입니다.
스윙 재즈 바탕으로 탄생 새로운 기타 연주법 명성
또 하나 스윙이라는 단어와 같이 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이 장르가 미국의 음악이라는 것입니다. 미국이 가진 가장 큰 문화자산을 재즈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재즈는 오늘날까지도 본 고장 미국에서 가장 많은 영향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장르입니다. 지금은 특히 옛 재즈 음악이 광고나 영화음악 또 우리 주변에서 자주 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옛 뉴욕이나 뉴올리언스의 모습을 떠올리곤 하지요.
한편으로는 많은 예술가가 옛 재즈에 대한 향수가 작품에 묻어나거나 심지어 그 음악들이 영화를 통해 소개되기도 하는데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나 감독이자 배우인 우디 알렌 등은 대표적인 인물들입니다. 그들의 글과 영화 속에서 우리는 이 음악들을 접하고 그 작품들과 더불어 옛 재즈 음악의 매력에 빠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말입니다. 소위 옛날 재즈를 잘 들여다보면, 일명 '집시 재즈(gypsy jazz)'에 더 가까울 때가 많습니다. 스윙에 바탕을 둔 집시 재즈 음악은 말 그대로 집시 문화와 유럽의 지역 민속 음악이 섞여 미국의 재즈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바이올린이나 아코디언이 등장하기도 하지요. 이 음악은 파리에서 형성되어 미국으로 그리고 전 세계로 다시 유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타리스트 장고 라인하르트(Django Reinhardt)가 있습니다.
장고 라인하르트는 벨기에 출신의 프랑스 기타리스트입니다. 그는 이 집시 재즈라는 장르를 수면 위에 떠오르게 한 장본인이자 재즈 음악으로 가장 큰 명성을 얻은 첫 유럽인인데요. 손가락을 다쳐서 기타 연주에 불편함을 겪었지만, 그는 그만의 새로운 기타 연주법을 탄생시킵니다. 이것이 그만의 독특한 개성이 되었지요.
지금 집시 재즈는 당대의 인기를 넘어 오늘날까지 많은 음악에 영향을 준 대중음악사에 빼놓을 수 없는 장르가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선 매년 장고 라인하르트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어요. 장고 라인하르트의 음악을 사랑하는 많은 프랑스 연주자들이 그룹을 이루어 무대를 꾸미는 이 페스티벌은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큰 선물입니다. 또한, 그의 재즈에 대한 프랑스 사람들의 애정을 느낄 수 있어 부럽기도 하네요. 오늘 음반가게에서는 그의 컬렉션 앨범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그의 음악과 함께 잠시나마 어디로든 상상 속의 여행을 즐겨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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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김정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