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2.18 경향신문] 뮌헨 필하모닉과 협연 마친 피아니스트 윤홍천

  • 날짜
    2014-12-19 15:3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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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2182039285&code=960313
뮌헨 필하모닉과 협연 마친 피아니스트 윤홍천
“제게 기회를 주고 떠난 로린 마젤, 그와 함께할 수 없어 가슴 아프죠”
“윤, 12월에 연주회장에서 만나자꾸나!” 지난 3월에 지휘자 로린 마젤은 피아니스트 윤홍천(32·사진)에게 그렇게 말했다. 독일에서 뮌헨 필하모닉을 이끌고 베르디의 <레퀴엠>을 공연한 직후였다. 하지만 그 말은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고령의 지휘자 마젤이 7월에 84세로 타계한 까닭이다. 그래도 윤홍천은 마젤과 약속했던 대로 뮌헨 필하모닉과의 협연 무대에 올랐다. 세상을 떠난 거장을 대신해 핀란드 태생의 피에타리 인키넨이 지휘봉을 들었다. 그는 내년부터 체코 프라하 심포니의 상임지휘자를 맡는 젊은 지휘자다.

윤홍천은 지난 14·16일 뮌헨 필하모닉과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했다. 뮌헨의 유서 깊은 연주회장 가슈타이그홀(2387석)에서였다. 또 한 차례의 연주회를 목전에 둔 지난 17일 아침, 그는 현지에서 전화를 받았다. “마젤 선생을 처음 본 것은 13살 때였습니다.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내한하셨죠. 그때 저희 어머니가 큰맘 먹고 비싼 티켓을 사주셨어요. 베토벤 교향곡 3번을 지휘하셨는데, 제가 처음으로 본 ‘세계적 거장’의 연주회였죠. 어린 마음에 ‘나도 언젠가 저런 분과 같이 연주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 꿈이 현실로 한발짝 다가선 계기는 마젤이 뮌헨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로 부임하면서였다. 하노버음대를 졸업하고 뮌헨으로 거주지를 옮겨 살고 있던 그는 지난해에 마젤에게 편지와 함께 자신의 연주가 담긴 데모CD를 보냈다. “마젤 선생이 답장을 보내실 거라곤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당연히 답장이 없더군요. 3개월 후에 직접 찾아갔어요. 뮌헨 필하모닉홀에서 인사를 드렸더니, ‘아, 네 연주를 들었단다. 오디션을 보러 오거라’ 하셨죠. 가슴이 막 뛰더군요. 그날 밤에 마젤 선생의 비서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이틀 후에 너의 오디션 스케줄이 잡혔다’고요.”
이번 연주회는 그 오디션의 성과였다. 하지만 마젤은 그에게 기회만 만들어주고 세상을 떴다. 지난 7월 타계 소식이 전해졌을 때 윤홍천이 가슴 아팠던 것은 “그분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잃어버린 것”이라고 했다. “제 매니저는 연주자로서 이름을 얻을 계기를 잃었다면서 아쉬워했죠. 저는 좀 다른 측면에서 아쉬웠어요. 마젤 선생과 음악을 연습하고 연주하면서 열흘 정도 함께 지낼 수 있었는데, 그 시간이 통째로 사라졌어요. 그분이 저한테 해주실 많은 음악적 조언들을 들을 수 없게 된 거죠.”
현재 뮌헨 필하모닉의 웹사이트 화면에는 윤홍천의 사진이 메인으로 걸려 있다. 그는 17일 연주회를 마치는 대로 도르트문트 콘체르트하우스로 무대를 옮겨 또 한차례 협연을 펼친다. 아울러 최근 윤홍천의 음악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레코딩이다. 독일 음반사 ‘웸스’(Oehms)와 함께 5년간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지난해 11월 소나타 4·8·10·17번을 수록한 첫 CD가 나왔고, 최근에 두번째 음반에 담길 2·9·12·16번을 녹음했다. 윤홍천은 “모차르트 소나타만큼 드라마틱한 피아노 음악도 드물다”면서 “단맛과 쓴맛, 신맛이 다 담겨 있는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최근의 연주들은 깔끔하고 정갈하기만 해서 늘 불만이었다”며 “모차르트 소나타 속의 드라마가 살아 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3월28일 서울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도 연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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