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7 부산일보 -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31. 수려하고 화려했던 존 콜트레인

작성자
thestomp
작성일
2017-04-07 10:15
조회
34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231. 수려하고 화려했던 존 콜트레인


장르의 한계 뛰어넘어 '프리 재즈' 시대 이끈 선구자




음악의 내용과는 별개로 사람마다 악기 소리에 대한 선호가 있지 않나요. 기타나 피아노는 누구나 좋아하는 친숙한 소리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기 마련인데요. 저에게는 색소폰이라는 악기가 그런 악기였습니다. 어린 시절 색소폰이라는 이 악기 소리는 너무 예스럽고 촌스럽게 느껴지더군요. 감정적인 과장이 너무 크게 다가와 느끼했다고 해야 할까요. 음악을 들을 때 '이 곡 참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색소폰 연주가 시작되면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죠.


그랬던 제가 색소폰이라는 악기를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요. 바로 중학교 시절 존 콜트레인(John Coltrane)의 음반을 접하게 되면서부터였습니다.


존 콜트레인은 1926년 태어나 1967년 생을 마감한 미국의 색소폰 연주자이자 작곡가입니다. 지금까지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재즈가 가장 격동적인 변화를 겪고 있던 시기를 함께 했던 예술가였습니다. 이 격동의 시기에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어 재즈를 한층 다른 범위의 음악으로 이끌어 간 선구자였던 것이지요.


그가 생존했던 시대 재즈의 '비밥(Bebop)'은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중국 무협지처럼 느껴질 정도로 수많은 예술가의 치열한 경쟁과 공존이 있었습니다. '비밥'은 어려운 용어일 수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장르의 기술과 그 한계가 정점에 다다르던 시기였습니다. '그 이후의 재즈는 과연 어떤 방향일까?' '이 음악은 세월이 더 흘러서 어떻게 달라질까?'라는 물음에 대해 상상하기 힘든 정점의 시대였습니다. 그리고 그 경계에 존 콜트레인이 있었습니다.


재즈의 역사를 아주 넓게 보면 '프리 재즈(Free Jazz)'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저는 '프리 재즈' 이후의 재즈는 다른 장르 음악의 새로운 탄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의 연속성이 이 지점에서 잠시 멈춘다는 것이지요. 존 콜트레인은 '비밥' 시대를 거쳐 '프리 재즈'의 시대를 이끈 선구자였습니다. 재즈라는 장르의 역사적 한 단락이 마무리되는 시대를 존 콜트레인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의 음반은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데요, 그만큼 무척 수려하고 화려합니다. 1963년 발매된 'John Coltrane and Johny Hartman'은 자니 하트만과 함께 한 앨범입니다. 중학교 시절 존 콜트레인에 푹 빠진 저를 낭만적인 이들의 감성에 또 한 번 놀라게 했던 앨범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지금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앨범이기도 하고요.


자니 하트만은 1923년에 태어나 1983년 생을 마감했습니다. 매력적인 발라드의 음성은 자니 하트만의 가장 큰 장점이었죠.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는 존 콜트레인과의 이 앨범을 통해 사람들에게 비로소 그 이름을 널리 알리게 되었습니다. 화려하고 수려했던 낭만의 시대를 이 앨범 한 장이 차분히 걷게 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