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30 매일경제] 클래식이 어렵다고? `말랑한` 연주회 봇물

작성자
thestomp
작성일
2017-05-10 13:58
조회
234
기사의 0번째 이미지사진설명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비발디아노-거울의 도시'.



모차르트, 베토벤 정도는 들어봐야 입성할 수 있을 것 같던 위엄 있는 예술의전당에서 온라인게임 '리니지' 배경음악과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면? '벅스 라이프' '니모를 찾아서'부터 올해 최고의 히트작 '너의 이름은'까지, 우리를 웃기고 울린 애니메이션 속 친근한 음악들도 관현악의 화음을 거치면 한껏 색다르다. 추억을 자극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들 속 유명한 클래식 선율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요즘 청춘의 감성을 사로잡는 가볍고 재미있는 오케스트라 공연이 즐비하다. 

클래식 공연장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봄나들이 가듯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젊은 층의 '덕심'(마니아들이 특정 대상에 갖는 깊은 애정)도 충족시켜 인기가 좋다. 오페라·발레 음악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5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여는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공연이 대표적이다. 말 그대로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등 인기 온라인게임과 '테트리스' '카트라이더'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고전 게임들 속 등장하는 음악을 관현악 연주로 선보이는 콘셉트다. 정통 클래식 악단이 게임 OST를 정식 유료 공연으로 기획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게 코리안심포니 측의 설명이다. 정밀한 세계관과 플롯을 갖는 유명 온라인게임 속 음악들은 일본, 영국 등에서 유수 악단의 음반으로 발매될 만큼 인정 받고 있다. 

신혜정 코리안심포니 공연기획팀장은 "영화 음악 콘서트가 대중화된 것처럼 이번 공연에도 정통 클래식 팬을 넘어 공연 전반에 관심이 높은 젊은 관객층의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이 같은 레퍼토리는 지방 투어 공연에서도 특히 선호되는 편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사진설명'하루키, 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나다' 공연에서 연주하는 첼리스트 박고운.



6월 24일에는 지난해 매진 행렬을 이뤄 화제가 됐던 '하루키, 미야자키 하야오를 만나다' 공연이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국내에서 출간하는 소설마다 돌풍을 일으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속에 등장하는 클래식 곡들과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속 OST를 1·2부에 걸쳐 함께 소개하는 형식이다. '해변의 카프카'에서 언급되는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 '1Q84' 속 시벨리우스 바이올린 협주곡 등과 더불어 애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의 주옥같은 OST들이 포함된다. 국내 젊은 층 사이에서 가장 사랑 받는 일본 예술가 2인과 연관된 음악만을 뽑아보고자 했다는 게 기획사 스톰프뮤직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해 매진을 달성했던 같은 공연에서 20·30대 관객 비중은 76%, 50대 이상은 3%였다. 중장년층 관객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통 클래식 공연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스톰프뮤직 관계자는 "편하게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공연이다보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젊은 데이트족과 친구들 사이에서 많이 공유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스톰프뮤직은 이 기세를 몰아 오는 7월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OST를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금연휴를 맞아 데이트 관람객은 물론 가족 단위 관객을 겨냥한 '픽사 인 콘서트'(5월 6일 예술의전당)도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후원하며, 코리아쿱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은 이 공연은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벅스 라이프' '카' 등 14편의 픽사 애니메이션 대표작 속 음악을 대형 스크린을 통한 만화 영상과 함께 선보인다. 

5월 10~1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비발디아노-거울의 도시'는 '클래식-미디어아트 콘서트'를 표방한다. 비발디의 '사계'를 뼈대로 3D 미디어아트, 현대무용을 결합한 그야말로 흥미로운 볼거리에 집중한 퓨전 관현악 공연이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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