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1.29 경북매일] 김봄소리 美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 `대박`

작성자
thestomp
작성일
2017-11-30 12:06
조회
22



▲ 대구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왼쪽)가 피아니스트 드류 피터슨(오른쪽)과 지난 28일 미국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 공연을 마친 후 관객들의 열띤 박수세례에 인사하고 있다.
대구출신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의 미국 카네기홀 데뷔 리사이틀 공연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 뉴욕 카네기홀 와일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공연에 앞서 2시간 전부터 몰리기 시작한 청중들로 인해 공연티켓이 개표 10분만에 매진되자 표를 구하지 못한 청중들이 발을 동동 굴렸고, 일부 청중들은 암표를 구해 입장하는 등 청중들의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 연주회는 전곡 프랑스 작곡가의 곡으로 프로그램이 꾸려졌다. 특히 라벨, 포레 `소나타`등 대중에게 익숙한 곡 뿐 아니라 메시앙의 `판타지`, 현대작곡가인 리샤르 뒤뷔뇽의 `Retour a Montfort-l`Amaury`등 대중에게 비교적 덜 알려진 곡들도 함께 구성, 흥미로운 프로그램 구성으로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 음악이 주는 색채감은 비슷비슷해 프랑스 음악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기 힘든 면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날 김봄소리와 피아니스트 드류 피터슨의 연주는 이러한 선입견을 완전히 깨버리는 연주를 들려줬다.

첫 곡으로 연주한 메시앙의 `판타지`는 흡사 메시앙의 그 유명한 `시간의 종말을 위한 4중주`의 리듬과 비슷한 메시앙 특유의 리듬과 에너지가 가득찬 곡이었고, 프랑스 주제의 리사이틀을 시작하는 서곡으로는 안성맞춤의 선곡이었다. 카네기홀 와일홀에 막 모인 관객들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단번에 제압하고 집중시킬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연주가 인상적이었다.

두번째 곡인 포레의 `소나타 1번`에서 김봄소리와 드류 피터슨은 서로간의 소통이 가장 두드러지는 연주를 보여줬다. 쉴새없이 이어지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대화는 청중들이 귀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주고 받으면서 대화하다가 같이 만나고, 또 때로는 경쟁하다가 함께 사라지고, 어울려 폭발하는 등 다채로운 대화 방식으로 청중들의 마음을 희롱하는 듯한, 성숙하면서도 노련한, 그러면서도 신선한 해석의 연주를 보여줬다. 네 악장으로 구성된 긴 곡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흡인력있게 끌고 가 1부의 마지막을 인상깊게 장식했다.

2부의 첫곡 라벨의 `소나타 2번`은 라벨이 당시 프랑스에서 유행했던 미국의 재즈음악에 많은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고, 2악장의 제목 역시 `블루스`로 미국 작곡가 거쉰의 `섬머타임`을 연상시킨다. 미국 최고의 줄리어드 음대에서 수학하고 있는 김봄소리가 이 곡을 어떻게 소화할 지 궁금했는데, 기대를 뛰어넘는 연주를 보여줘 관객들을 흥분시켰다. 포레의 `소나타`를 연주했을 때와 완전히 다른 색깔의 소리, 완전히 다른 방식의 운궁법으로 시작해 그 대조가 인상적이었고, 김봄소리가 얼마나 다양한 색깔의 소리를 가지고 있는지 이를 통해 엿볼 수 있었다.

2악장 `블루스`에서의 감성은 20대의 젊은 연주자가 어떻게 이런 느낌을 가지고 연주할 수 있는지 놀랄만큼 진하면서도 깊었고, 블루스 특유의 허무하고 우울하면서도 열정적인 느낌을 잘 살려내는 탁월한 연주를 보여줬다.

리샤르 뒤뷔뇽의 `Retour a Montfort-l`Amaury`는 라벨이 `소나타 2번`을 작곡했던 지방 Montfort l`Amaury로의 회귀라는 뜻이고 라벨의 영향을 많이 받은 프랑스의 현대작곡가로 라벨의 색채와 함께 뒤뷔뇽만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화성과 멜로디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짧지만 그 분위기에 취할 수 있었던 연주였다.

마지막 곡인 생상스-이자이의 `왈츠 형식의 연습곡에 의한 카프리스`에서는 연주자가 얼마나 깊게 프랑스 특유의 색깔과 스타일에 대해 이해했는지 그것을 어떻게 자기만의 색깔로 소화시켰는지 총망라해 확인할 수 있었고, 비르투오조적인 면과 음악적인 면 모두 만족스럽게 느낄 수 있었던 연주였다.

청중들의 열띤 호응속에 앙코르곡으로 연주된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명상곡의 신비로우면서도 사려깊은 면모를 청중들이 새롭게 느끼게끔 해준 연주로, 청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연주회를 마친 뒤 청중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새로이 떠오르는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를 응원했다.

한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일명 `콩쿨 사냥꾼`으로 불릴 만큼 10여 개의 유수한 국제콩쿨에 우승하거나 입상한 신예 바이올리니스트로, 최근 폴란드 국립오케스트라와 비에니아프스키와 쇼스타코비치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 첫 앨범을 클래식음반의 명가인 워너클래식 레이블로 전세계에 동시발매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