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ie Haslam – Still Life

아티스트 : Annie Haslam(애니 헤슬럼)
앨범명 : Still Life
발매일 : 2008.5.8
형태 : 정규

천상의 목소리 애니 해슬럼과 함께 하는 클래식 소품집 – Still Life

01 Forever Bound (Tchaikovsky / Thatcher)
02 Still Life (Bach / Thatcher)
03 One Day (Faure / Thatcher)
04 Ave Verum (Mozart / Thatcher)
05 Shine (Satie / Thatcher)
06 Careless Love (Chopin / Thatcher)
07 Glitter And Dust (Tchaikovsky / Thatcher)
08 The Day You Strayed (Faure / Thatcher)
09 Save Us All (Albinoni / Thatcher)
10 Skaila (Delius / Thatcher)
11 Bitter Sweet (Saint Saens / Thatcher)
12 Chains And Threads (Wagner / Thatcher)

애니 해슬럼(Annie Haslam)은 영국의 위대한 아트록 그룹 르네상스(Renaissance)의 멤버로서 청아한 목소리로 전세계 팬들을 매료시켜온 불세출의 여성 보컬리스트다. 그녀의 보이스는 ‘르네상스’라는 단어가 주는 중세의 신비를 표현하는데 매우 이상적이었기 때문에 그녀 자체가 그룹 르네상스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비근한 예로 그들의 대표곡인 Ocean Gypsy나 Ashes are Burning, Let It Grow 등을 듣는 것만으로도 그 사실은 쉽게 증명이 된다. 따라서 르네상스하면 다른 멤버들은 기억하지 못해도 애니 해슬럼은 기억하게 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애니 해슬럼은 아버지와 남자 형제가 가수인 음악적인 가정에서 자랐지만 정작 자신은 아티스트로의 미래는 꿈꾸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과 우연히 갔던 클럽에서 애창곡인 메리 홉킨(Mary Hopkin)의 Those were the Days를 불렀다가, 그녀의 노래 솜씨에 반한 친구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패션 디자이너에의 꿈을 접고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오페라 가수인 시빌 나이트(Sybil Knight)에게 음악 수업을 받으며 가수로서의 꿈을 키웠으며, 음악잡지 멜로디 메이커(Melody Maker)에 난 보컬을 구하는 르네상스의 광고를 보고 오디션에응함으로써 프로 뮤지션의 길로 들어섰다.
르네상스는 야드버즈(Yardbirds)의 보컬리스트 키스 렐프(Keith Relf)와 짐 맥카시(Jim McCarty)의 주도로 1969년 처음 결성되었지만 전 멤버가 2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차례로 탈퇴하여 전원 새로운 멤버들로 바뀌는 진통을 겪는다. 그 결과 ’72년에는 오리지널 멤버가 단 한 명도 없는, 애니를 중심으로 한 완전히 새로운 멤버들이 데뷔 앨범 Prologue를 발표한다. 그리고 간간히 세션 기타리스트로 참여하던 마이클 던포드(Michaell Dunford)가 ’74년에 정식으로 가입하면서 르네상스는 전성기를 맡게된다. 마이클의 가입 이후로 르네상스의 음악은 더욱더 깊이를 더해갔으며, 애니 해슬럼의 보컬은 황홀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애니는 ’83년에 Time Line를 끝으로 르네상스의 마지막 정규앨범을 내고 ’80년대 후반까지 라이브 위주로 르네상스 활동을 이어갔으나, 결국 16년간의 밴드 생활을 정리하고 완전한 솔로로 독립했으며, 애니를 잃은 르네상스는 ’90년대에 들어서 새로운 보컬을 영입해 앨범과 라이브 활동을 이어갔으나 애니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애니 해슬럼은 솔로로 나서기 이전인 르네상스 활동 중에도 틈을 내어 꾸준히 솔로 앨범들을 발표했는데, 첫 앨범은 르네상스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였던 ’77년에 Annie in Wonderland라는 타이틀로 발표되었다. 그리고 두 번째 솔로 앨범은 르네상스가 활동을 잠시 중단했던 시기인 ’85년에 발매되었는데, 바로 크로스오버 분야에서 걸작 앨범으로 꼽히는 본 작품집 Still Life다.
애니가 평소 구상해왔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제작된 Still Life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클래식 소품들을 편곡하고 그 위에 시를 입혀서 완성한 앨범으로, 당시 Hooked on Classics 시리즈를 잇달아 발표해 전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며 클래식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루이스 클락(Louis Clark)이 편곡과 지휘, 프로듀스를 맡았고,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The Royal Philharmonic Orchestra)가 연주를 담당했으며, 로얄 코럴 소사이어티(The Royal Choral Society)가 코러스로 참여해 수준 높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애니의 이 프로젝트 앨범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적인 가사에 힘입은 바가 매우 큰 데, 그것을 가능케 해준 것은 르네상스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가사들을 써왔던 베티 대쳐(Betty Thatcher)가 전 곡에 걸쳐서 애니의 의도대로 작사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베티는 르네상스의 창단 멤버인 키스 렐프의 여동생 친구로, 자신의 여동생에게 배달되어 오는 그녀의 편지에 반해 키스가 작사를 의뢰한 것을 계기로 ’70년대 초반부터 르네상스의 곡에 작사를 담당했다. 베티는 키스의 탈퇴 이후에도 그룹의 메인 송라이터로 부상한 마이클 던포드가 보내준 곡에 가사를 붙여 우편으로 부치는 식으로 르네상스와 작업을 해왔고, 애니 해슬럼의 이 솔로 앨범에도 전격적으로 참여했으며, 또한 애니의 탈퇴 이후에도 마이클과 호흡을 맞추며 새로운 르네상스 앨범에도 가사를 제공했다.
이 앨범은 클래식의 문외한이라 할 지라도 귀에 익은 낯익은 멜로디 몇 곡을 짚어낼 수 있을 정도로 유명한 클래식 명곡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름다운 현악의 선율과 애니의 신비스러운 보컬이 조화를 이룬 타이틀 곡 Stil Life는 그 유명한 바흐의 이며, Careless Love의 슬픈 멜로디는 쇼팽의 <이별곡>이고, Glitter and Dust는 차이코프스키의 발레곡으로
유명한 <백조의 호수>이며, Save Us All은 이미 수많은 대중음악가들이 연주한 바 있는 알비노니의 <아다지오>고, Ave Verum은 경건함이 배어있는 모짜르트의 성가곡이다.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제 5번 교향곡> 중에서 <아다지오 칸타빌레>를 편곡한 Forever Bound, 델리우스의 작품 <라 칼린다>를 편곡한 Skaila, 생상의 <동물의 사육제>중에서 13번째 곡인 <백조>를 편곡한 Bitter Sweet,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중에서 일 부분을 빌어온 Chains and Threads 등이 있으며, 그외 프랑스 작곡가 가브리엘 포레의 베르시우스와 파반느가 원곡인 One day와 The day you strayed가 있고, 역시 프랑스 작곡가인 샤티의 피아노를 위한 3개의 짐노페디 중 2번째 작품으로 만든 Shine이 있다.
특히 본 앨범 Still Life는 클래식과 팝의 만남, 음악과 시의 만남, 당대 최고의 대중적 인기를 모았던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5옥타브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성 보컬리스트의 만남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앨범 발매와 함께 많은 화제를 모으며 클래식 팬들 뿐만 아니라 대중음악 애호가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음반 발매 당시에는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그러다 3년 전인 1995년, 미국과 일본에서 이 음반이 재발매되면서 전설적인 여성 보컬리스트 애니 해슬럼에 대한 재평가 기회가 마련 되었다. 우리나라 음악팬들의 선견지명이 무려 10년만에 증명된 것이다.
이 앨범 이후에 애니는 ’89년에 셀프 타이틀 Annie Haslam을 발표했는데, 무디 블루스(Moody Blues)의 저스틴 헤이워드(Justin Hayward)가 The Angels Cry라는 곡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었다. 이후 ’94년에는 네 번째 솔로 앨범 Blessing in Disguise를 발표해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고, 마그나 카르타(Magna Carta) 레이블에서 기획한 예스(Yes)와 제네시스(Genesis)의 트리뷰트 앨범에 Turn of the Century와 Ripples 등으로 참여하기도 했으며, ’95년에는 예스(Yes)와 아시아(Asia)를 거친 명기타리스트 스티브 하우(Steve Howe)와 Lily’s in the Field를 발표하기도 했다.
’98년 올해에도 ’97년 브라질 투어의 하이라이트를 모은 라이브 음반 Live under Brazilian Skies를 발매해 그녀의 노익장을 과시했는데 이 앨범에는 솔로 시절의 히트곡들과 르네상스 시절의 히트곡들을 적절하게 배합해 전세계 그녀의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이 앨범이 의미있는 것은, 애니 자신이 설립한 레이블 화이트 도브(White Dove)를 통해 발매한 첫 번째 음반으로 팬들은 앞으로 이곳을 통해 발매되는 그녀의 노래들을 계속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보다 원숙하고 보다 깊이 있으며, 여전히 천상의 목소리를 가지고 있음이 분명한 그녀의 목소리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