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7.9 매일경제] 여름밤 정통 탱고의 향연, '아디오스, 피아졸라'

  • 날짜
    2016-07-12 15:2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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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premium.mk.co.kr/view.php?no=15446


여름밤 정통 탱고의 향연, '아디오스, 피아졸라'



[더 스테이지-30] 2년 전 소치를 달군 여왕의 기품 있는 몸짓을 기억하시는지. 빙판 위 검붉은빛 옷자락을 휘날리며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고도 관능적인 무대를 선보인 피겨스케이터 김연아는 그렇게 그녀를 사랑하는 수천 만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역사적인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에서 울려 퍼진 음악의 제목은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 우리말로 "잘 가요, 노니노." 20세기 탱고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위대한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비센테 '노니노' 피아졸라)를 그리며 쓴 곡으로, 차분하면서도 절절한 애수가 넘쳐 흐르는 탱고의 명곡이다. 피겨스케이팅을 진정한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을 받을 만큼 완벽한 테크닉과 함께 강렬한 감정 표현과 연기에 무척 능하며 그로 인해 시종일관 그녀만의 독특한 관능을 내뿜었던 스케이터 김연아와 꼭 어울리는 음악이었다. 

 피겨여왕이 사랑했던 아름다운 음악 탱고를 올여름 서울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1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아디오스, 피아졸라' 공연을 통해서다.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 무대에서 쓰인 '아디오스 노니노'를 비롯해 피아졸라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정통 탱고음악 밴드와 아르헨티나 탕게로스(탱고 무용수)의 춤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다니엘&알레한드라
▲ 다니엘&알레한드라

 남미 대륙 아르헨티나에서 탄생한 춤이자 음악인 탱고는 '관능'과 '애수' 두 단어로 또렷이 집약될 수 있다. 19세기 말 항구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몰려든 가난한 유럽 이민자들의 애환, 또 고된 삶 속에서도 끓어올랐던 라틴계 특유의 정열은 탱고의 자양분이 됐다. 슬프고 진득한 기운의 반도네온과 바이올린, 피아노, 베이스 선율에 섬광이 튈 듯한 절도로 호흡을 맞추는 탕게로스의 강렬한 몸짓은 남미의 부둣가를 넘어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이번 공연은 작곡가 피아졸라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다. 그의 대표적 탱고 음악인 '리베르탱고' '아디오스 노니노' '오블리비온' '인비에르노 포르테뇨' 등이 울려 퍼진다. 피아졸라는 '누에보 탱고(nuevo tango·스페인어로 '새로운 탱고')'란 장르를 창시한 주인공이다. 작곡을 공부한 음악도이자 반도네온 연주자였던 그는 유럽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아르헨티나 정통 탱고에 클래식과 재즈를 결합했다. 단순한 춤의 반주 음악을 뛰어넘어 세계 어느 콘서트홀에서도 당당히 울려 퍼질 수 있는 정교하고 세련된 '듣는 음악'으로서의 탱고가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쿠아트로시엔토스
▲ 쿠아트로시엔토스

 일본을 대표하는 탱고음악 전문 밴드인 '쿠아트로시엔토스(스페인어로 숫자 400을 뜻함)'가 연주를 맡는다. 이 밴드의 반도네온 연주자 기타무라 사토시는 1980년대 일본에 탱고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이들은 2014년 내한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은 바 있다. 

 이번에 한국을 찾는 다니엘 후아레스·알레한드라 아르멘티 듀오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기반을 두고 자신들의 컴퍼니를 운영하며 일본·이탈리아·러시아·뉴질랜드 등 전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들은 2008년 이래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며 최고 권위를 갖는 세계 탱고 챔피언십에서 심사위원을 맡고 있기도 하다. 6세 때 탱고를 시작해 1997년부터 지금까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베테랑인 이들 듀오는 2010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정부의 초청으로 혁명 200주년 기념 국가행사 폐막식 무대를 탱고 무용수 대표로 선보였다. 

 공연은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스톰프뮤직 (02)2658-3546 

[오신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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