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0814000034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04.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OST

▲ 공상과학 영화임에도 올드 팝을 적절히 활용한 영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 OST 앨범 표지. 김정범 제공 잠시 파리와 뉴욕으로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곳이 극장입니다. 지금 진행 중인 새 영화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고민이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머리를 떠나지 않았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저도 모르게 집에 도착하자마자 짐도 정리하기 전 극장으로 향하게 되더라고요. 영화 자체보다 음악에 집중하면서 개봉 영화들을 유심히 보게 되었는데요. 어떤 영화는 음악에 집중하다가 저도 모르게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가 하면 어떤 영화는 너무 과도한 음악 탓에 상영시간의 반조차 넘기지 못하고 극장 문을 나선 경우도 있었습니다.
영화를 즐기기보다 작업의 연장선에서 극장을 찾다 보니 며칠간 계속된 영화 관람은 더 많은 고민에 빠져들게 했습니다. 이제 잠시 영화보기를 쉬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마지막으로 찾은 극장에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Guardians of The Galaxy)'를 상영하고 있었어요.
주옥같은 고전 팝 계속 흘러 영화 메시지 관객에게 전달
대다수의 스크린을 국내 영화가 차지하고 있는지라 이 영화가 블럭버스터임에도 상대적으로 우리의 관심이 덜했던 것 같은데요. 이 영화의 제작소식이 알려지면서 북미에서는 마블의 팬들조차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해요. 그만큼 기존의 마블과 다른 독특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에 어떤 식으로 이 이야기들을 풀어낼까라는 호기심이 참 많았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고 사운드트랙이 극장에 울려 퍼지는 순간 저도 모르게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예상치도 못한 70~80년대 팝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거든요. 최신 공상과학 영화에 올드 팝이라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조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도 멋지게 맞아 떨어질 수가 있다니요. 정말 신선했고 놀라웠습니다. 영화음악을 담당한 타일러 베이츠(Tyler Bates)의 오리지널 스코어 버전과 이러한 옛 팝 음악을 담은 또 하나의 앨범, 이렇게 두 가지 형태로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팝 음악을 담은 사운드트랙 앨범의 제목 또한 미소가 지어집니다. '끝내주는 음악 모음집 1탄(Awesome Mix Vol.1)'이라고 이름지워진 이 앨범은 실제 영화에서 주인공인 스타로드가 워크맨을 통해 카세트 테잎으로 음악을 들으며 등장합니다. '잭슨 파이브(Jackson 5)'의 '아이 원트 유 백(I Want You Back)', '텐씨씨(10cc)'의 '아임 낫 인 러브(I'm Not In Love)'입니다,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무니지 데이드림(Moonage Daydream)', '마빈 게이(Marvin Gaye)'와 '타미 테렐(Tammi Terrell)'이 함께한 '에인트 노 마운틴 하이 인너프(Ain't No Mountain High Enough)' 등 제목만으로도 익숙한 주옥같은 고전 팝들이 영화내내 등장을 합니다.
타일러 베이츠의 오리지널 스코어가 공상과학 마블 영화의 전형적인 스펙타클함과 긴박감을 담당하고 있다면, 이 사운트트랙들은 독특한 캐릭터들에 대한 이해와 이 영화가 전하는 메세지를 주인공 스타로드의 카세트 테이프를 통해 관객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헐리우드 오락물의 영화음악이 주는 다소 부담스럽고 기시감 가득한 음악들을 참신한 방식의 사운드트랙으로 충만한 감성을 불어 넣어줍니다. 이 영화 탓에 오랜만에 최신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영화음악 음반을 주문할 것 같네요.
www.pudditorium.com
뮤지션 김정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