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8 부산일보]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삶과 근접한 영감의 음악, 닉 드레이크

  • 날짜
    2015-01-29 10: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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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129000018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24. 삶과 근접한 영감의 음악, 닉 드레이크 밥 딜런과 쌍벽… 전형적인 포크 속 매력적인 선율
▲ 묘한 매력을 가진 닉 드레이크의 음반 표지. 김정범 제공
얼마 전 국내에 새로 들어온 한 유럽 대형 가구점에 대한 시사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인터뷰 중 일부가 편향적으로 오역되어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던 이 방송은 이후에도 많이 회자가 되고 있는데요. 저에게는 오역도 오역이지만 사실 더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국내 총 책임자와의 인터뷰 중 그가 그들의 제품과 소비자와의 사이에 영감(inspiration)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가구 매장에서 영감을 얻고 오다' 또는 '가구가 소비자에게 영감을 주다' 이런 식의 우리 말이 사실 아직은 생소합니다. 아마 그것은 가구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아직 한번 사면 튼튼하고 오래 써야만 하는 생활 소비용품이라는 인식에 익숙하기 때문일런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에 저는 한 매체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당신은 어디에서 어떻게 영감을 얻습니까?" 이런 질문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내용은 제가 하는 일이 음악을 만드는 일이다 보니 인터뷰 때 마다 흔히 받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매번 저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 중 하나예요. 왜냐하면 영감이란 왠지 창작을 하거나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만 던져질 수 있는 거창한 그 무엇인 것 같아 부담스럽기도 하고요. 또 내가 만든 작품의 영감이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는 사실이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유학시절 푸디토리움 앨범을 만들면서 제가 어떤 고민에 부딪히거나 더 이상 결과물의 진전이 없을 때 저는 항상 가구점들을 둘러 보았는데요. 맨하탄 소호 뒷 골목에 위치한 여러 도시의 멋진 가구점들을 보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스트레스 해소의 방법이었거든요. 신기하게도 생활 속 디자인들과 용품을 통해 전달되는 각 개성과 삶의 문화가 그 어떤 때보다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게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저에게 주었습니다.
요즘 한 영화의 음악이 끝나고 다음 영화음악을 준비하고 있는 저는 동네 마트에서 향신료들을 구경하고 차의 종류들을 살펴보기도하고, 가끔 달맞이고개의 가게에서 그릇과 의자 등을 둘러보곤 합니다. 영감이란 어쩌면 창작을 하는 특별한 무엇인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 속에 항상 존재해야만 하는 단어일런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영감의 원천이란 우리의 기억에 남는 특별한 사건이나 대단한 경험이 아닌 주위에 존재하는 일상 생활과 삶속에서 지극히 단순하게 출발할런지도 모르지요.
닉 드레이크(Nick Drake)의 음악은 요즘의 이런 제가 가장 많이 듣고 있는 음악입니다. 대중음악사에서 미국의 밥 딜런 그리고 영국의 닉 드레이크 이 두 거대 산맥을 빼놓고 포크를 얘기할 수 없다고 하는데요. 저에게 닉 드레이크는 포크라는 전형적인 장르의 특성이 아주 두드러짐에도 불구하고 쟝르적인 특징보다 오직 선율과 그의 음악이 주는 이미지만이 들리는 참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의 앨범들은 항상 음악적으로도 저에게 항상 휴식과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주곤 합니다. 특히나 요즘처럼 저 역시 새로운 영감이 필요할 때는 더욱 그러하네요.
오늘의 음반가게에서는 그의 1969년작 '파이브 리브즈 레프트(Five Leaves Left)'를 추천해드립니다. 여러분의 일상에서도 이 음반이 영감의 원천이 되길 바래봅니다.
www.pudditorium.com
20140813000202_0 뮤지션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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