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3.2 국민일보] 한국 클래식계 남미에 빠지다… 삼바·살사·탱고 등 다양한 장르, 뜨거운 열정·깊은 애환에 매료돼

  • Date
    2015-03-03 10:22:04
  • Hit
    1536
  • Recommend
    0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976544&code=13140000&cp=nv
한국 클래식계 남미에 빠지다… 삼바·살사·탱고 등 다양한 장르, 뜨거운 열정·깊은 애환에 매료돼 ‘탱고’ 음반 낸 첼리스트 송영훈 美 기타리스트와 한무대/ 신지아는 중남미 민요 음반 발매도
미국의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왼쪽)와 함께 브라질 음악을 주제로 합동 공연을 펼치는 첼리스트 송영훈. 스톰프뮤직 제공
“관능적인 것과 지적인 것이 무조건 대립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피아졸라는 바흐를 매우 존경했고, 아마 오늘날이었다면 바흐도 피아졸라를 그 못지않게 존경했을 것이다.”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가 한 말이다. 아르헨티나의 탱고 거장 아스트로 피아졸라를 예찬하면서 ‘음악의 아버지’ 바흐까지 언급했다. 그가 1996년 내놓은 음반 ‘피아졸라 예찬’은 전 세계 클래식계를 탱고 열기에 휩싸이게 했다.
크레머뿐만 아니라 수많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탱고를 비롯해 다채로운 남미 음악에 매료됐다. 첼리스트 요요마의 ‘소울 오브 더 탱고’(1998년)와 ‘오브리가도 브라질’(2003년),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의 ‘브라질리안 랩소디’(2000년)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 연주자들도 남미 음악에 빠졌다. 특히 최근 젊은 연주자들이 레퍼토리를 기존 연주자들보다 다양하게 확장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한국 클래식계 역시 남미 음악에 도전하는 음악가들을 관대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피아졸라를 필두로 알베르토 히나스테라(아르헨티나), 에이또르 빌라 로보스(브라질) 등 남미 출신 작곡가들의 작품이 세계 클래식계에서 대중화되는 현상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뜨거운 열정과 깊은 애환이 깃든 남미 음악=남미는 광활한 영토에 다양한 민족들이 살면서 이질적인 문화가 공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음악적 특색도 다양해서 삼바, 살사, 보사노바, 탱고 등 장르도 다양하다.
이 가운데 가장 사랑받는 탱고는 원래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뒷골목에서 탄생했다. 노동자와 거리의 여자들이 즐기던 이 음악은 처음엔 천박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점차 상류층 사교계까지 사로잡았다. 아르헨티나 국립음악원을 나온 탱고피아니스트 정진희는 “탱고에는 멜랑콜리한 분위기와 열정이 묻어 있어 클래식 음악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년 아르헨티나 교포인 바이올리니스트 성경선과 ‘오리엔 탱고’를 결성해 한국적 탱고 음악을 선보여 왔다.
첼리스트 송영훈은 클래식 기타리스트 동료들과 즉흥 연주를 하면서 남미 음악을 알게 됐다. 20년 전 우연히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를 들은 뒤 음반 ‘탱고’까지 냈다. 이후 좀 더 다양한 남미 음악으로 시선을 돌린 그는 삼바와 보사노바 등 브라질 음악에 새롭게 매료됐다. 송영훈은 “브라질 음악은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리듬이 매력적”이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리듬 덕에 신나지만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의 ‘한(恨)’과 비슷한 정서가 담겨 있다. 호소력 있고 차분해 진다”고 했다.
◇올봄 국내 연주자들의 남미 음악 무대=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는 지난 2월 기타리스트 이성우, 올리버 파르티시 나이니 듀오와 함께 브라질·멕시코·아르헨티나 등 중남미의 오래된 민요를 모은 음반 ‘칸토 안티고’를 발매하고 연주회를 가졌다.
이를 시작으로 올봄 여러 연주자들이 남미 음악과 같이 무대에 서고 있다. 송영훈이 오는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미국 기타리스트 제이슨 뷔유와 브라질 음악으로 8년 만에 다시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2003년 미국에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신부 요청으로 피아졸라의 곡을 함께 연주한 게 인연이 돼 듀오를 결성했다. 2007년 ‘송 오브 브라질’의 음반 발매와 공연을 통해 두 사람은 첼로와 기타의 새로운 앙상블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건강 문제로 한동안 무대를 떠났던 탱고피아니스트 정진희도 4월 대구 학생문화회관에서의 단독 공연을 갖고 활동을 재개하는 한편 음반도 낼 예정이다.
클래식 평론가 황장원씨는 “최근 클래식계의 남미 열풍은 레퍼토리가 다양해졌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대중들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연주자들이 제대로 소화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STOMP NEWSLETTER

스톰프뮤직의 아티스트 소식과 특별한 혜택이 있는
공연과 소식을 먼저 받아보실수 있습니다.

이름*
연락처*
이메일*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