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8.28 부산일보]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OST

  • 날짜
    2014-08-29 18: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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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082800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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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OST 앨범 표지. 김정범 제공
 
얼마 전 산책을 하다 우연히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동네에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해운대에 많은 영화관련기관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새삼스럽게 이런 곳이 가깝게 위치해 있었구나 하면서 마냥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영상물의 관람등급을 심의하고 분류하는 곳이잖아요. 우리 모두 한번쯤 학생시절에 청소년관람불가 또는 미성년자관람불가라는 문구에 극장 매표소 입구에서 가슴을 졸이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어느덧 이러한 제약에서 자유로워진 지 오래라 그 기억 또한 잊혀졌을 테지요.
이 건물을 바라보는 순간 잊고 있었던 기억이 떠오르며 잠깐 옛 생각에 잠겼습니다. 보고 싶은 영화가 관람불가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꼭 극장에서 보고 싶어 극장 앞을 몇 번이나 기웃거리던 그 순간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네요.
명곡 '잇 해드 투 비 유' 가장 로맨틱한 영화 음악
여러분들에게는 어떤 영화가 그런 기억의 중심에 있으신지 궁금한데요. 제가 불법 관람한 첫 영화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였습니다. 어떤 정사신이나 폭력이 난무하던 영화도 아닌 로맨틱 멜로드라마인 것이 한편으로 의아하기도 합니다. 롭 라이너가 연출을 맡고 맥 라이언을 국내에서 최고의 청춘 할리우드 스타의 반열에 오르게 했던 이 영화는 지금도 제가 가장 손꼽는 멜로 드라마이자 로맨틱 무비 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nnick Jr.)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역시 재즈 아티스트로서 출중한 외모와 달콤한 목소리로 팝스타에 못지 않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었지요. 수많은 고전 재즈 음악들을 영화 내내 그의 목소리로 들으며 어린 제가 재즈 음악이 이렇게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거였구나를 처음 깨닫게 해주었던 계기가 되었는데요.
특히 첫 트랙인 ''잇 해드 투 비 유(It Had To Be You)'는 이 영화를 통해 히트하게 되었고 심지어 지금까지도 우리 주위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명곡 중 하나입니다. 브라스가 곁들여진 고전적인 재즈 오케스트라의 형식이 앨범 한 장에 고스란히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흐르는 이 앨범은 영화음악이라는 사실을 떠나 언제 어디서 들어도 정말 낭만적인 음반입니다.
항상 여름이 지나고 문득 가을이 다가옴을 느끼는 순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지라 저도 모르게 8월의 마지막 주에 항상 이 음반을 꺼내 듣는 습관이 생겼을 정도지요. 어제는 지금 촬영 중인 허삼관매혈기의 장면 중 가장 로맨틱한 씬 음악들에 어떤 음악이 어울릴지를 고민해야 했습니다. 아직 사운드트랙의 작곡이 진행 중인지라 다음날 실제 촬영에 참고가 될 수 있도록 기존의 음악들 중 선곡을 해서 감독님을 비롯한 현장 스태프분들에게 보내 주어야 했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영화 음악은 어떤 것일까라는 잠시의 고민에 주저하지 않고 이 앨범을 꺼내들었습니다.
후에 개봉될 허삼관매혈기의 가장 로맨틱한 씬에서 여러분은 아마 제가 작곡한 재즈 오케스트라 음악을 들으 실 수 있으실 텐데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라는 영화와 사운드트랙을 불법 관람했던 그 추억이 없었다면 저의 영화 음악들 또한 달라졌겠지요. www.pudditorium.com
 
20140813000202_0 뮤지션  김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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