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9.11 부산일보]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영화 '셰임' OST

  • 날짜
    2014-09-11 17:36:36
  • 조회수
    2859
  • 추천수
    0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40911000005

이미지
▲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선곡이 매력적인 영화 '셰임' OST 앨범. 김정범 제공

만약 미켈란젤로나 제임스 조이스가 지금 이 시대의 예술가로 태어났다면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또 비틀스나 바스키아가 오래전 슈베르트와 동시대에 살았다면 어떤 것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을까요? 상상만으로도 재미있는데요. 그러고 보면 교과서에 소개되는 수많은 고전과 지금 이 시대의 작품들 사이에는 분명 어떤 경계점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 경계와 전후 예술작품들에 대한 학자나 비평가들의 논의는 끝이 없을 만큼 방대하고 다양하지요. 그래서인지 이런 즐거운 공상은 요즘 저로 하여금 다시 발터 벤야민의 '기계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을 읽게 하고 초기 자본주의에 대한 담론 서적들을 또 한 번 꺼내보게 합니다. 이 때 묻은 서적들이 오히려 지금의 저에게 더 와 닿는 것이 참 신기하기도 하네요. 지금을 사는 예술가들의 모습은 어떤가? 또는 어떤 모습들이 과연 이상적일까? 라는 질문들과도 분명 관련이 되어있기 때문이겠지요.  오케스트라·재즈·팝… 시대·장르 넘나드는 선곡
  런던 출신의 아티스트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의 작품들을 볼 때면, 가장 이상적인 지금의 예술가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곤 해요. 그가 연출한 영화 '노예 12년'은 86회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하고 골든 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 등에서도 수상을 이어가며 많은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스티브 맥퀸 또한 우리에게 더욱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요. 이전에 꽤 많은 단편이 있었지만 2008년 영화 '헝거(Hunger)'와 2013년 영화 '셰임(Shame)'이 두 영화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도대체 이 영화의 감독은 누구일까?' 라는 호기심을 자아낼 만큼 스타일리시하고 대담했던 그는 세상에 모습을 보인 세 번째 영화에서 대중과 평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냈습니다. 그런데 주목할만한 점은 그가 감독 이전에 이미 유명 비쥬얼 아티스트였다는 것입니다. 뉴욕 구겐하임과 파리 퐁피두 그리고 런던의 테이트 모던 등에서 이미 자신의 개인전을 가졌을뿐더러 영국 비쥬얼 아티스트들에게 수여되는 최고 권위의 터너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이처럼 그는 상업과 순수 그리고 장르를 넘나들며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습니다. 많은 리뷰와 잡지에서 그가 화제가 되는 것도 그의 수상 횟수나 최초의 흑인 오스카상 수상자 등의 사실보다 바로 이와 같은 이유겠지요. 제가 가장 손꼽는 그의 영화 '셰임'은 사랑, 고독, 허무, 섹스, 집착 등 수 많은 키워드들이 쉴 틈 없이 세련된 영상과 음악을 통해 관객들에게 호소 됩니다. 자칫 이미지나 스타일의 과잉으로 흐르기 쉬울 법도 한데 좀처럼 이러한 빈틈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치 훌륭하고 숙련된 테크닉이 바탕이 된 스타일은 이런 것이다를 당당히 보여주는 듯 느껴질 정도지요. 이러한 영화적 특징은 영화의 사운드트랙까지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해리 에스콧(Harry Escott)이 작곡한 음울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더불어 피아니스트 글렌굴드가 연주하는 바흐, 쳇 베이커의 음성으로 고전 재즈를 들을 수 있는가 하면, 블론디와 칙의 옛 팝음악이 흘러나오기도 합니다.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선곡, 오리지널 스코어를 통해 이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사운드트랙의 구성은 영화만큼이나 흥미롭고 멋스럽습니다.
www.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

STOMP NEWSLETTER

스톰프뮤직의 아티스트 소식과 특별한 혜택이 있는
공연과 소식을 먼저 받아보실수 있습니다.

이름*
연락처*
이메일*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