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8.20 부산일보 -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52. 오롯이 담긴 창작의 고민과 여정 닐스 프람

  • 날짜
    2015-08-20 12: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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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50820000006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152. 오롯이 담긴 창작의 고민과 여정 닐스 프람

친숙하게 다가온 현대음악, 그렇게 되기까지는…
 
▲ 닐스 프람의 2011년 앨범 'Felt'의 표지. 김정범 제공

 

얼마 전 한 학생이 교수 연구실에 찾아와 곡을 만들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창작의 과정이 너무 심정적으로 고통스럽다며 상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재능이 뛰어난 학생이었음에도 창작에서 오는 압박과 그 감정을 지탱하기 버거웠나 봅니다. 무엇보다 가족을 포함한 주위의 누구도 그 마음을 헤아릴 수 없기에 한 없이 외로웠겠지요. 눈물까지 보이던 학생의 모습에 무척 마음이 안타까웠지만 제가 교수로서 학생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솔직히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 과정을 이겨내면 더 나아질거야'라는 위로나 조언은 사실 거짓이기 때문이에요. 제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나도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쌓이면 견뎌내기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생각했어. 그런데 전혀 그렇지가 않더라. 나도 너랑 똑같아'라는 말이 전부였네요.  

저는 이번 주 영화의 편집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음악 작업에 한창입니다. 이번 영화가 처음이 아님에도 저 역시 그때 상담을 했던 학생의 마음과 같아지는 것을 보면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봅니다. 이번 영화 음악은 악기의 구성과 음악의 장르를 설정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제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을 제안 했을 때 영화 관계자분들이 사실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멜로라는 장르상 너무 과한 웅장함이 서정적인 영화의 정서를 해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었지요. 

그런데요 사실 많은 분들이 오케스트라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 우리는 영화의 오케스트라를 생각하면 정확한 명칭은 모르더라도 스트링 오케스트라를 머리속에 떠올리곤 합니다. 스트링 오케스트라는 바이올린 첼로 등 현악기로만 이루어진 구성을 의미하지요. 특히 국내의 TV 드라마나 영화의 오케스트라 음악은 실제 연주를 녹음했던 아니면 컴퓨터를 통해 가상으로 만들던 이렇게 현악기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러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구성은 또 다릅니다. 현악기뿐만 아니라 목관악기, 타악기, 금관악기, 하프 등의 다채로운 성격의 악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의 범위와 정서 역시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스트링 오케스트라가 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극적인 감정을 이끄는 장치로 쓰이면서 오케스트라는 아주 감정적이고 웅장하다고 인식을 하고 있지만 이것은 우리가 익숙해진 관습 탓입니다.  

오케스트라 구성은 극적이냐 웅장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음악이 표현해 낼 수 있는 영역과 그 표현의 범주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의 문제인 것이죠.  

이번 영화 음악의 장르는 또한 컨템포러리 클래시컬 뮤직인데요. 우리말로 하면 현대음악이라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세요. 그도 그럴만한 것이 우리가 현대 음악이라고 하면 교과서에서 존 케이지가 피아노 앞에서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은 일화나 쇤베르크의 12조 무음계 등의 도저히 알 수 없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대 음악에 대해 역시 우리가 많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현대 음악은 정말 범위가 넓고 다채롭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지요. 애플의 광고음악과 무심코 즐겨 보는 미국 TV 드라마 음악이 사례인데요. 

오늘 소개해 드리는 독일 출신의 작곡가 닐스 프람의 음악은 오늘날의 현대음악이 이미 우리에게 얼마나 이미 친숙하게 다가와 있는지를 알게 해줍니다. 특히 클래식 음악의 구성과 작곡에서 겪었던 그의 고민이 듣는 이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 하지요. 그래서인지 그의 2011년 앨범 'Felt'는 요즘 제가 더 특히 많이 듣는 앨범입니다. www.pudditorium.com 

 
김정범    

뮤지션er.jsp?newsId=2015082000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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